'후보 풍년' 자유한국당, 경쟁력은 글쎄…

지지율 낮아 차별 설움도…정우택 원내대표 "보이콧 선언은 그들의 문제" 일축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구 여권인 자유한국당은 함께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대선후보는 오히려 넘쳐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 풍년이지만 지지율은 한자리수 혹은 소수점으로 '도토리' 수준이어서 대선판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어 보인다.

◇ 대권 도전 선언만 10여명…지지율은 '고만고만'

자유한국당 대선 출마자들과 출마 예상자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부산 자갈치 시장 지게꾼의 아들, 40대 젊은 후보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상수, 원유철 의원을 비롯해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까지 합하면 공식적으로 대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는 모두 7명이다.

여기에 김진태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경남지사,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이번주 중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자유한국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0명이 넘는 후보가 있지만 지지율은 말 그대로 도토리 키재기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자유한국당 19대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서 황 권한대행이 21.7%, 홍준표 7.2%, 이인제 4.9%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후보들은 2~3%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미약한 지지율에도 대권 도전이 잇따르는 이유는 이들이 '군소후보'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당의 후보로 나간다는 게 자신의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큰 기회"라며 "군소후보이기 때문에 더더욱 대선에 출마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특례 규정에 일부 후보 경선 보이콧 선언…지도부는 '마이웨이'

군소 후보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수모도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13일 의원총회를 열고 예비경선에 참여하지 않아도 본경선 직전 후보 등록이 가능하도록 한 특례규정 등 경선 룰을 추인했다.

이에 이인제, 김문수, 김진 후보는 "특례규정은 편법이자 새치기, 끼어들기 경선"이라며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도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선거는 반장선거가 아니다"라며 "선거를 한다면 충분한 소신을 갖고 준비를 해 오셨을거라 믿는다"며 반발을 일축했다. 또 "보이콧 선언은 그들의 문제 아니겠냐"며 선을 그었다.

'특례 규정' 잡음에도 당 지도부가 경선룰을 밀어붙이는 데는 당내 군소주자로는 승산이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외부 인사를 불쏘시개삼아 경선 흥행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파면으로 당 지지율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특례규정은 스타 플레이어를 데리고 오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 인사 중에는 초반 경선부터 오고싶지 않다는 의사를 비친 이들도 있어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치"라며 "황 권한대행뿐 아니라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까지 염두해 둔 규정"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