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차전 전반 32-39로 뒤지며 고전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임 감독은 "상대 센터 박지수는 어떻게 막아도 평균 득점은 해주는 선수"라면서 "문제는 외곽이었는데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전반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관건은 박지수가 아닌 외곽이라는 것이다. 박지수는 1차전에서 16점에 10리바운드 6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임 감독은 "외국 선수와 박지수를 뺀 바깥 쪽의 나머지 선수들을 봉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박지수의 안쪽을 막으면서 외곽을 동시에 묶자고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공격의 활로도 외곽에서 뚫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 감독은 "박하나가 1차전에서 2점슛을 11개 중 2개만 넣었다"면서 "스크린을 받는 등 나쁘지 않은 기회였는데 안 들어갔다"고 말했다. 간판 슈터 박하나는 3점슛 5개도 모두 빗나갔다. 임 감독은 "그렇다고 빼면 슛 감각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김한별은 어느 정도 해줄 것인 만큼 외곽에 기대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외곽이 승부수인 점은 국민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안덕수 감독은 "박지수는 잘 하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 "강아정이 국가대표 슈터로서 오늘은 자존심을 지켜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국내 선수 득점 4위(평균 13점)의 강아정은 1차전에서 6점, 3점슛 성공률 14.3%(7개 중 1개)에 머물렀다.
삼성생명의 승부수는 통했다. 초반부터 상대 외곽을 봉쇄하면서 주도권을 쥐었다. 1차전과 달리 외곽 공격도 풀리면서 골밑 공략도 원활해졌다.
1쿼터 삼성생명은 박하나가 팀 최다 8점을 몰아넣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3점슛 3개 중 2개를 꽂았다. 김한별도 3점 2개를 넣는 등 외곽 지원을 해주면서 상대 골밑 수비가 흐트러지자 엘리사 토마스도 속공으로 밀어붙여 7점 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삼성생명은 193cm 신인 박지수가 버틴 국민은행에 1쿼터 리바운드에서 9-8로 앞섰고, 23-18 리드도 잡았다.
외곽 지원의 효과는 2쿼터에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2쿼터 3점슛이 1개뿐이었지만 토마스, 김한별, 배혜윤가 골밑에서 우위를 보였다. 토마스는 2쿼터만 6점 4리바운드, 김한별도 8점을 보태며 전반을 41-32로 앞서 기선을 제압했다.
결국 삼성생명은 후반에도 흐름을 이어가며 74-59 승리를 거뒀다. PO를 2승으로 장식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삼성생명은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아산 우리은행과 오는 16일부터 5전 3승제 챔프전을 치른다.
박하나는 이날 15점을 올리며 김한별(26점), 토마스(25점)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강아정은 이날 4점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박지수가 12점 14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