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에는 전날에 이어 청소와 이삿짐 나르기 등의 작업이 이어졌다.
10시쯤에는 인부들이 사저 2층의 창문 외부를 걸레로 닦는 등 계속 청소가 이뤄졌다. 가구 등 이삿짐을 나르는 1톤 트럭들이 20여분 간격으로 오고갔고, 하이마트 마크를 단 택배 차량이 TV 등의 가전제품을 배송하기도 했다.
사저 옆 아파트에서도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인근 주민들 거주지역 경비도 덩달아 강화된 분위기였다.
한편 오후 12시쯤부터는 사저 앞에 시민 200여명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들었다.
시위대는 태극기를 흔들며 눈물을 흘리거나 "박근혜 대통령님 우리가 지켜드리겠습니다"라고 소리치며 인도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자신을 '자유통일유권자본부' 소속이라고 밝힌 유성권 씨는 "오늘은 탄기국이나 우리 단체에서 직접 동원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면서 "내일부터 넉달 동안 매일 집회신고를 할 것이고, 시민들이 계속 모여 박 대통령을 외롭지 않게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한때 일부 시위대는 사저 앞 취재진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나가라"고 하는 등 소란을 빚기도 했다. 인파가 점점 더 몰려들면서 사저 앞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상황도 속출했다.
2시 쯤에는 10여 명의 인파가 느닷없이 JTBC 취재 차량에 뛰어들어 가로막고는 길목에 드러눕는 등 난동을 부렸다.
시위대 규모가 커지면서 사저 공사 등을 위한 차량 이동도 어려워지는 등 입주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일단 골목길을 점거한 시위대를 질서유지선으로 봉쇄하는 등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 측은 박 전 대통령 사저 정리가 이르면 이날 중 마무리돼 13일엔 이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장 '파면 대통령'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이 제3의 장소로의 이동조차 고려하지 않은 채 일언반구 없이 청와대에 체류 중인 상황은 국민적 반발 여론만 더 거세지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