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측은 "아직까지 정비가 다 끝나지 않았고, 오늘 중 삼성동 사저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도 삼성동 사저 정비 공사가 계속될 예정이며, 가능한 한 이날 중 모든 조치를 완료한다는 게 박 대통령 측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취임 이래 4년간 빈집 상태였던 사저는 파면 선고 당일부터 난방공사를 비롯한 가재도구 설치·정비가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이동 당일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의 경우 청와대 전 직원이 정문 앞까지 도열해 박수로 환송하는 게 관행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이날로 사흘째를 맞았다.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이날은 물론, 청와대를 떠나는 순간까지도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지 어떨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이 아무 메시지 없이 청와대를 떠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굳이 승복 선언을 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다소 늦었고, 불복을 내세운 친박세력의 과격성도 잦아드는 상황인데 차짓 현 상황을 다시 환기시킬 소지도 있다는 판단으로 전해졌다.
특히 야권의 승복 요구 압박에 박 전 대통령이 떠밀리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할 것까지는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한 관계자는 "조용히 떠나야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선고 불복의 방법이 없는 상태이고 상황이 종료돼 있다. 승복 선언에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