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 자치단체 한-중 교류도 곳곳에서 차질

미술전시회 갑자기 취소…정기방문 문화축제도 영향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지방자치단체의 교류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운대구는 4월 16일부터 나흘간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시와 한장구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고심하고 있다.

양저우시와 한장구는 '해운대' 지명을 유래시킨 신라 말 석학 고운 최치원 선생이 당나라 시절 벼슬을 한 도시이다.

이 인연으로 해운대구와 2007년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이후 양측은 매년 번갈아가며 공무원 등이 방문하는 교류사업을 해왔지만, 올해는 한중간 사드 갈등이 불거지면서 해운대구가 사절단 구성도 못 한 채 예정된 중국 방문을 머뭇거리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면 초청장을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중국 내 반한감정 때문에 결정을 못 했다"며 "여기에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서 4월 17일 이후 공식 업무 이외 출장을 자제해야 하므로 방문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5일부터 12월 3일까지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중국 충칭(重慶) 삼협박물관 서화 작품 전시회'는 갑자기 취소되고 말았다.


부산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중국 박물관 측이 '유물 보존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최근 부산 전시회 개최가 힘들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갑자기 서화전을 취소해 당혹스러웠고 아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충남 부여군과 중국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도 교류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여군은 다음 달 뤄양시에서 열리는 제35회 모란문화축제에 참석할 수 없다고 중국 측에 통보했다.

뤄양시는 부여군에 지난달 7일 이 축제에 참가해달라는 초청장을 보내왔으며 부여군도 1996년부터 참여해온 이 축제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국 간 사드 갈등이 고조되면서 부여군의 축제 참가를 위한 행정절차 등이 허난 성 정부에서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나순 부여군 교류협력팀장은 "중국 정부가 한국에 여러 가지 제재를 하는 상황에서 뤄양시가 부여군 초청에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축제 참가를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는 오는 9∼10월 열릴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에 중국 교류 도시 9곳과 해당 지역 기업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사드 갈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천시가 중국 측에 참가 의사를 타진했으나 대답을 꺼리는 등 확답을 내놓은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우호 도시인 중국 우한시와 15주년 기념행사, 올여름 정율성 음악제 등 문화교류행사를 앞둔 광주시도 최근 사드 여파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또 칭화(淸華)포럼, 자매우호 도시 교류협력 강화, 한중 청년네트워크 구축 등 4개 과제 18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대중국 시책에도 차질이 빚어질까 부심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칭화포럼 등 주요 사업도 사드 영향으로 제대로 실현될지 전혀 가늠할 수 없다"며 "관광시장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사드 충격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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