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연신 승리의 함성을 외치며 이제는 국론을 한데 모아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밝혔다.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단체는 불복의사를 밝히며 투쟁의지를 밝혔다.
◇ 승리 함성 외친 촛불시민 "국민의 위대한 힘…이젠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뛰자"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20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를 진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뒤 처음 열린 주말 집회는 '촛불권리선언', '촛불 승리축하 퍼레이드' 등 각종 축하행사가 진행된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1부 행사에서는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장, 서울대 학생 등 시민들이 자유발언대에 올라 승리의 함성을 외쳤다.
서울대 사회대 부학생회장 방승현 씨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밝은 미래로 향한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남은 적폐들을 청산하자"고 주장했다.
광장을 매운 시민들도 승리의 축배를 들며 이제는 흩어진 국론을 모아 일상으로 돌아갈 때라며 목소리를 모았다.
서울 강북구 길음동에서 온 이승복(70) 씨는 "국민의 힘이 대단함을 느꼈다"며 "이제는 촛불집회나 태극기집회나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자기생업에서, 자기위치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부 안연희(40·여) 씨도 "국민들이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며 "이제는 투명한 정치로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해야하고 시민들 역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올라온 대학생 임민재(21·여) 씨는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며 "대선도 곧 있는만큼 국가를 재정돈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측은 1부행사를 마친 뒤 2부집회에서는 '촛불권리선언'을 발표한 뒤 승리를 알리는 폭죽행사, 파도타기를 진행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청와대와 총리관저로 행진을 시작한다.
20차 집회까지 쉼 없이 달려온 촛불집회는 이날 행사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막을 내린다. 다만 퇴진행동 측은 이후 몇 차례 집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 구속과 공범자 처벌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승리의 함성이 울려퍼진 광화문 광장과 달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단체의 '태극기집회'가 진행 중이다.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탄핵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전날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태극기집회는 이날도 역시 과격양상을 보이며 대통령 탄핵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4명의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파출소 앞에서 휘발유를 뿌리는 등 방화난동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어 일부 참가자들은 헌재의 파면결정에 대해 "법치주의 사망 선고"라며 '근조(謹弔)'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달았다.
탄기국 측은 "헌법정신에 보장된 국민저항권에서 정당한 폭력은 용인돼야한다"며 "무저항 비폭력 투쟁으로 회귀하겠지만 어제의 희생은 경찰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고 경찰을 규탄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발 국가반란적 판결에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다"며 "태극기를 든 애국열사들이 죽음으로 흘린 피의 대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