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불확실성 해소됐지만.. '증시 횡보장세' 가능성

"미 금리인상 등 심각한 대외여건에 콘트롤타워 부재" vs "대외여건 우려할 만한 상황 아니다"

석달 이상 끌었던 탄핵국면이 마무리된 만큼 주가가 상승의 나래를 펼 수 있을까.

대통령 탄핵결정 이후 증시의 가장 큰 관심사안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탄핵국면은 마무리됐지만 우리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 금리인상의 파고이다.

오는 15일 열리는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은 거의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미국이 3월에 금리인상을 한다는 것은 올해 미국이 3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금리 차로 우리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을 약화시키게 된다는 의미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 금리상승은 자칫 가계의 붕괴와 금융권 부실 심화로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통상압력이 가시화되고 있고 유럽 각국의 총선과 대선으로 유로존 붕괴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또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문제는 좀처럼 해결책을 찾기 힘든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여건 속에서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으로 정부의 콘트롤 타워가 사실상 부재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 증시를 둘러싼 여건은 매우 심각한 편이다. 특히 중요한 시점이 앞으로 2, 3개월인데 우리 정부는 대통령 탄핵으로 사실상 콘트롤타워가 부재해 이들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우리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증시를 둘러싼 요인과 우리 정부의 대응여력을 봤을 때 우리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안에서 답답한 횡보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정용택팀장은 내다봤다.

물론 현 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유로존의 상황이 그렇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고 있고 미국의 경제가 금리인상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도 존속가능성이 높고 유로화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너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사드배치 문제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인데 이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이 문제만 잘 풀려나가면 우리 증시는 그동안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 하반기에는 오랫동안 우리 증시를 짓눌러온 박스권 장세를 뚫고 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류용석 팀장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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