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지난 2014년 5월 부실 구조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 해체를 전격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뇌두고는 앞으로도 또 다른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국무위원들과 한 차례 논의도 없이 졸속으로 한 결정이었다.
해양경비기능은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각각 넘어가면서 해경은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경의 수사·정보 인력은 해체 전 830여 명이었으나 현재 해양경비안전본부에는 330여 명으로 500명이나 줄었다. 감소 인력 중 200명은 경찰청으로 넘어갔다.
중부해양 경비안전본부 관계자는 "수사·정보 인력 감소로 밀입국이나 선상폭력 등 해상 범죄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해상범죄 검거 건수는 해경 해체 전인 지난 2013년, 5만여 건에서 해체 후인 지난해 2만7천여 건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해양 경비와 현장 대응능력은 크게 약화됐고, 지난해 10월에는 고속 단정이 인천 앞바다에서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공격으로 침몰한 사건까지 일어났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해경 해체 결정에 대해 "국무위원들과 한 번도 상의하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이) 혼자서 결정했다"며 자신이 문제를 제기하자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화를 냈다는 일화를 폭로했다.
대통령 파면을 계기로 인천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해경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해경 부활·인천 환원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인천 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경찰이 부활돼야 하고, 본부도 내륙인 세종시가 아니라 인천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 지역 국회의원 12명도 지난 1월 해경을 독립기구로 부활시킨 뒤 본부를 인천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결의문을 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 주권 침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려면 해양경찰은 반드시 독립기구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독립기구로 출범하는 해경본부는 인천으로 다시 와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해경 부활을 대선 공약으로 삼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해체 3년 만에 해경이 부활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