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이기도 한 고 대표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한 후 바로 자신의 SNS에 글을 남겼다.
그는 "낡은 질서와 관행과 적폐가 극복된 것이 아니라 썩은 대통령만이 탄핵된 것일 뿐. 다시 시작하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국민들을 격려했다.
고 대표의 말대로 아직 영화계에는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영화인들은 끊임없는 검열에 신음해야 했다. 문화 행정 또한 정권의 뜻에 따라 움직이면서 사회·정부 비판적인 영화인들을 배제해왔다.
박근혜 정부가 조준한 '좌파 청산'의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었음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마저도 '다이빙벨'을 상영했다는 이유만으로 '청산' 대상이 됐다.
그는 탄핵 선고 하루 전인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이미 2017년도 예산안은 국회를 통과했고, 이를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탄핵과 관계없이 잘못된 문화 행정을 바로잡고, 적폐를 청산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동시에 관계 기관들과 논의해 사업 방향을 수정하도록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뜻을 밝혔다.
영화인들에게는 이제서야 따뜻한 봄이 막 시작된 셈이다. 이 봄 안에서 활짝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기 까지는 아직 나아갈 길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