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화되는 여객기 좌석 '중간 좌석' 적극 도입

고객 수요 부응 vs 가격 인상 편법

(표=아시아나항공 제공)
우리나라 여객기 좌석에도 틈새 좌석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여객기 좌석은 통상적으로 일등석과 프리스티지석(비지니스석), 이코노미석(일반석)으로 삼분되어 있지만, 항공업계가 수익 다변화를 위해 프리스티지석과 이코노미석 사이에 새로운 등급의 좌석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이 다음 달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운영하고, 대한항공도 중간 좌석의 적극적인 도입 방침을 밝혔다. 저비용항공사에서는 진에어가 일반석을 업그레이드한 좌석을 판매 중이다.

먼저 아시아나 항공은 다음 달 처음 도입되는 A350 항공기에 '이코노미 스마티움(Economy Smartium)'이라는 이름으로 보다 넓어진 이코노미석을 운영한다. 기존 이코노미 좌석보다 앞뒤 간격을 7~10㎝ 넓히고 자리도 더 고급스럽게 꾸민 이른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다.

A350의 전체좌석은 311석인데, 일등석은 운영하지 않고 비즈니스석 28석, 이코노미석 247석, 그 사이에 이코노미 스마티움 36석을 운영한다.

고객들은 이코노미 항공권 구입 후 3~15만원의 추가요금(편도기준)으로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 이용이 가능하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몸집이 큰 사람이거나 장거리 여행을 하는 고객 중에는 프리스티지석까지는 아니지만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한다고 해도 일반석 이상의 좌석을 원하는 수요가 있다"며,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자료사진)
대한항공도 당장 올해는 어렵지만 내년부터 들여오는 항공기에는 중간 좌석의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은 "올해 도입한 보잉 787-9는 좌석 수가 많지 않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같은 중간 좌석을 넣지 못했지만 앞으로 도입하는 항공기에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저비용 항공사로는 진에어가 중대형 항공기 보잉777-200ER에 지니플러스 시트라는 이름으로 일반석보다 앞뒤 간격이 약 6인치(약 15㎝) 더 넓은 중간 좌석을 운영한다.

진 에어 관계자는 "저비용 여객기는 일반석밖에 없지만, 돈을 더 내고 편리한 항공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넓히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좌석을 운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니플러스 시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가 일등석과 프리스티지석, 일반석 등 천편일율적인 좌석 운영 방식을 탈피하려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익 증대 목적과 관련이 있다.

대형항공사 수입의 20~40%를 차지하는 일등석과 프리스티지석을 빈 좌석으로 운항할 경우 손해가 클 수밖에 없는데, 차라리 일등석을 없애고 그 자리에 프리스티지석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적절히 배분할 경우 오히려 고객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항공업계에서는 수익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간 좌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항공(JAL), 에어캐나다, 루프트한자, 브리티시에어라인, 에어프랑스 등이 앞뒤 좌석 간 간격(pitch)만이 아니라 너비(width)까지 확대한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운영하고 있고, 에어차이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델타항공, 어메리칸 에어라인, 하와이안 에어라인, 오스트리안 항공 등은 앞뒤 좌석 간격(pitch)을 넓힌 ‘이코노미 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국내 항공업계에서 중간 좌석의 도입이 안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코노미석을 좀 더 넓힌 중간 좌석의 도입이 장거리 여행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다고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코노미석의 가격을 올리는 편법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처음 들여오는 A350 항공기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운영하기로 하고 지난 2일부터 예약 접수를 받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향후 중간 좌석의 안착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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