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닭고기 가격 고공행진에 '수입관세 0%' 검토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닭고기 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육계 산지 출하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에 15%나 폭등하면서 소비자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새학기 학교급식 등 닭고기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산지 출하물량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우선 당장 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점에서 이상 증후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가 닭고기 생산자단체와 계열화사업자에 대해 가격인상 자제 요청을 전달한데 이어, 필요할 경우 닭고기 할당관세를 낮춰 수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 닭고기 가격 이상 급등… 정부, 치킨업체 등에 가격인상 자제 요청

농식품부는 올해 들어 3월 현재 국내 육계 사육마릿수는 8100만 마리로 지난해 12월말 8783만 마리에 비해선 7.7% 가량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민연태 축산정책국장은 "이처럼 육계 사육마릿수가 줄어든 것은 AI 발생으로 예찰지역에 병아리 입식이 금지되면서 최근 6주 동안 입식물량이 690만 마리 정도가 줄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민 국장은 그러나 "AI 발생 이전인 지난해 9월의 7642만 마리에 비해선 오히려 6.0% 증가한 상태로 우선 당장 육계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산지 육계 출하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9일 기준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1㎏에 2317원으로 한 달 전 가격인 2007원 보다는 15.4%,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73원에 비해선 무려 68.3%나 폭등했다.

이로 인해, 육계 소비자가격도 9일 기준 1㎏에 5710원으로 한 달 전 보다 7.3%, 1년 전에 비해선 3.0% 올랐다.

특히, 육계 소비자가격이 이번주 들어 5.6%나 증가하는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지난 8일 육계 생산자단체와 계열화사업자에 공문을 보내 가격인상을 자율적으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 닭고기 수입 할당관세 0% 적용 검토… 업계에 무언의 경고

농식품부는 정부의 이런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소비자가격이 계속해 오를 경우 외국산 수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현재 수입 닭고기에 대해 할당관세율을 18~22.5% 적용하고 있지만, 0%로 낮추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유통된 닭고기(생닭, 냉동닭, 훈제닭 등)는 모두 72만2천여 톤으로, 이 가운데 수입산이 17%인 12만2천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산 닭고기 가운데는 브라질 산이 74%인 8만9800여 톤으로 가장 많고, 태국산이 1만5400여톤(12.6%), 미국산 9900톤(8.1%) 등이다.

하지만, 미국산 닭고기는 현지 AI 발생으로 당분간 수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 국장은 "미국산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필리핀이나 태국산 닭고기 수입을 통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며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닭고기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가격 상승을 기대해서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면 곧바로 수입에 들어갈 것"이라며 "수급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수급에 관계없이 유통과정에서 가격이 인위적으로 오르는 것에 대해선 강력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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