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더스트리트와 쿼츠 등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7과 함께 애플이 4.7인치 아이폰6와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를 인도와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리바이벌(revival) 버전으로 출시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하이엔드 전략을 펼치는 아이폰은 인도시장 점유율이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심하던 애플은 32GB 아이폰6를 부활시켜 2만8999루피(435달러)에 내놨다. 현재 공식 판매되고 있는 4인치 아이폰SE 16GB 모델 2만7679루피(415달러)보다 조금 높고 4.7인치 아이폰6S 32GB 모델 4만1000루피(615달러)보다는 훨씬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인도 시장의 스마트폰 평균 가격은 158달러여서 4년이나 지난 제품을 과연 이 가격에 주고 살 소비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12억명인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중국의 8028달러보다 낮은 1598달러로 명품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과 같은 최신형 스마트폰의 판매 가격을 낮추면 브랜드 가치와 충돌할 위험 때문에 아이폰6와 같은 리바이벌 버전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중국과 대만에서도 32GB 아이폰6 리바이벌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애플 공식 사이트와 애플 스토어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 별도 공급 업체와 현지 통신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아마존 인도 사이트를 통해 판매된다.
리서치 회사 Current Analysis의 소비자 기기 분석가 애비 그린가트는 "애플은 인도에서 유통과 가격면에서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출시 시기가 오래됐지만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폰6를 저렴한 가격에 다시 출시하면 애플이 현재 제품에서 유지해야 할 프리미엄 가치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구매능력이 낮은 소비자들까지 흡수할 수 있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가격 인하는 인도에서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다른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가성비 면에서 우위에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때문에 아이폰6 리바이벌 버전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도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더 넓은 화면과 향상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중국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데다 이들 제품은 여러 지역의 인도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오포는 최근 인도 전역에 35000개의 판매점과 180개의 서비스 센터를 구축하는 등 중국 업체들이 인도 시장에 들이는 공도 애플 못지 않다.
팀 쿡 CEO는 지난해 인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자인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와 제휴를 맺고 뭄바이 외곽에 유통센터를 설립 권한을 확보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인도의 기술 집약 지역인 뱅갈로에서 아이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비용은 더 저렴해질 수 있다.
애플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데이터 센터 설립과 애플 스토어를 확대하는 등 애플의 아시아 신흥시장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시장분석 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2016년 중국에서 441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9.6%로 2015년 13.6%보다 크게 하락했다. 아이폰7 외에도 맥북과 아이패드 출시, 비약적인 앱스토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중국 매출은 지난 4분기 6%에 그쳤다.
업계는 애플이 현지 시장 다변화 전략에 맞춰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미드 레인지(mid-range)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