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 추미애, 박수 제지에 머쓱…당 '표정관리'

"위대한 국민의 승리" 자축하면서도 역풍 우려 자제 분위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결정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추 대표는 오늘은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헌법 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말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추미애 대표가 당 소속 탄핵 소추위원들을 격려하려다 제지당하는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탄핵 이후 당의 진로와 국론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추 대표는 의총 첫 인사말을 통해 "우리 모두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님들 얼굴을 보니 광장에서 고생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인용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이어 "압도적인 탄핵 가결과 만장일치 인용 판결에 대해 의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올린다"며 "특히 우리 당을 대표해 탄핵 소추위원으로 활동한 이춘석, 박범계, 박주민 의원은 (단상) 앞으로 나와서 박수를 받으시라"고 격려했다.

이춘석 의원 등이 엉거주춤 일어서자 맨 뒷줄에 앉아 있던 5선 중진 박병석 의원 등이 황급히 "안돼, 안돼, 하지마"를 외쳤다.


박 의원은 주변에 있는 방송카메라와 기자들을 의식한 듯 거푸 "그냥 앉으라"고 만류했다.

추 대표는 머쓱한 듯 잠시 침묵을 지키다 말을 이어갔다.

한 순간의 해프닝이었지만 대통령 파면이라는 국가 비상사태 속에 소속 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축하받는 모습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방송을 당 대표실에서 비공개로 시청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읽자 대표실 안에서는 짧은 환호성이 터졌다가 금세 제지당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환호가 아니라 진리를 발견했을때 나오는 그런 감탄이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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