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읽어가는 결정문 한 문장 마다 '옳거니'하는 추임새가 나오거나 혹여 하는 걱정에 한 숨이 나오는 등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지만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민들은 술렁거렸다.
이모(25·여) 씨는 "결과가 생각한대로 안 나올까봐 떨리고 착잡하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희망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 권한대행이 결정문 낭독을 시작한 지 22분 만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며 탄핵을 인용하자 현장은 순식간에 축제의 장이 됐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하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도 있었다.
김지영(40·여) 씨는 "기쁜데 슬프다"며 "이런 일로 기뻐야 하는 현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은 '봄이다'고 외쳤다.
한희경(55·대학원생)씨는 "방금 장학금 수여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좋은 기운이 몰려오는 것 같다"며 "이제는 정의로운 나라를 다시 세우는 데 협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