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 기쁜데 슬프다" 탄핵에 전북 시민 '환호'

10일 전북 전주 객사 옆 차없는거리에서 탄핵 심판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탄핵 인용에 얼싸안으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김민성 수습기자)
10일 오전 11시 전북 전주시 객사 옆 '차없는거리'에 모인 시민들은 대형 LED를 통해 탄핵 심판을 숨죽여 지켜봤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읽어가는 결정문 한 문장 마다 '옳거니'하는 추임새가 나오거나 혹여 하는 걱정에 한 숨이 나오는 등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지만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민들은 술렁거렸다.

이모(25·여) 씨는 "결과가 생각한대로 안 나올까봐 떨리고 착잡하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희망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 권한대행이 결정문 낭독을 시작한 지 22분 만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며 탄핵을 인용하자 현장은 순식간에 축제의 장이 됐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하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도 있었다.

탄핵 인용 소식에 시민들이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민성 수습기자)
박미예(47·여) 씨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밝아져서 너무 좋다"고 흐느꼈고 조지은(23·여) 씨는 "택시 안에서 (탄핵) 소식을 접했는데 너무 소름 돋고 한명의 주권자로서 너무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활짝 웃었다.

김지영(40·여) 씨는 "기쁜데 슬프다"며 "이런 일로 기뻐야 하는 현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은 '봄이다'고 외쳤다.

한희경(55·대학원생)씨는 "방금 장학금 수여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좋은 기운이 몰려오는 것 같다"며 "이제는 정의로운 나라를 다시 세우는 데 협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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