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 무거운 '침묵'의 대심판정

주문 낭독 직후 '워' 짧은 단식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오전 11시 20분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단호한 목소리가 헌재 대심판정을 시작으로 전국에 방송을 통해 울려퍼졌다.

대심판정의 방청석에서 한 시민은 충격을 받은 듯 '워' 하는 짧은 탄식을 내뱉았다.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당시와 같은 소란은 더 이상 없었다.

이 권한대행은 전혀 흔들림 없이 일부 재판관들의 보충의견을 읽어나갔다.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지만 성실한 직책수행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 다만 이런 사유로 파면하기 어렵다는 재판관 김이수‧이진성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파면 결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기반으로 한 한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며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라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인 10일 오전 대심판정에서 최종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이날 청와대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이 권한대행의 보충의견 낭독을 끝으로 이날 선고가 모두 끝나자 국회 측은 악수를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 측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다.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 등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사진=자료사진)
앞서 탄핵심판이 시작되기 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쯤부터 79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방청권이 당첨된 시민 24명이 대심판정에 입장했다.

이들을 비롯해 국회 측 일부 인사들은 역사적 사건의 현장에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려는 듯 재판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압감 탓인지 대심판정에는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이런 분위기는 이 권한대행이 주문 낭독을 끝낼 때까지 이어졌다.

권성동 위원장은 탄핵정국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국민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모두가 승리했고, 패배했다"며 "탄핵과정에서 분출된 국민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하나가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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