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11시 21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문을 낭독하는 순간 박 대통령 탄핵 소추의 주체인 여야 각 당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오전 11시부터 당 대표실에서 탄핵심판 선고 방송을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내려지자 결과를 예상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감사했습니다"라며 함께 방송을 시청하던 최고위원들과 악수를 했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여의도 당사 6층에 위치한 회의실에서 30여명의 의원들과 비공개로 탄핵선고 방송을 시청하다 박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4층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 위원장은 함께 기자회견장에 오른 비대위원들 물끄러미 바라보고 좌우를 살피며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이어 "인용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머리 숙여 인사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바른정당은 소속 의원들이 국회 본청 대표실에 집결, 박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지도부가 기립한 가운데 정병국 대표가 준비한 성명서를 낭독했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자 가장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박지원 대표가 "박 대통령은 탄핵됐다. 만장일치로 결정을 해주신 헌재 재판관 여러분을 국민과 함께 존경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정의당에서는 박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나오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심상정 대표는 "박 대통령 파면을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촛불을 내려놓을 때가 아니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