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 朴, 해방 이후 5번째 '임기 못채운' 대통령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의 '중도 퇴진' 명맥 이어

(사진=자료사진)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부여받았던 임기보다 351일 일찍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임기를 채우지 못한 대통령은 이번이 5번째다.

첫 사례는 4대 대통령 이승만이다. 초대~3대 대통령을 지낸 그는 1960년 3월15일 부정선거로 4선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4·19 혁명 발발 일주일 뒤인 4월26일 하야 성명을 내고 경무대(현 청와대)를 떠났다.

당초 4대째 임기 시작은 그해 4월27일부터였기 때문에, 이승만은 마지막 임기 '4년' 중 단 하루도 채우지 못한 채 하와이로 망명했다. 대선 재선거까지 51일간은 허정 외무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승만 정권 타도 뒤 의원내각제 개헌으로 제2공화국이 열렸고, 4대 대통령에는 윤보선이 당선됐다. 그는 1960년 8월12일 국회에서 선출됐으나, 역시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두 번째 사례가 됐다.

제2공화국 출범 이듬해 자행된 5·16 쿠데타로 윤 대통령은 취임 2년도 채 안되는 1962년 3월22일 사퇴했다. 쿠데타 주역인 박정희는 직후부터 그해 말까지 대통령 권한대행(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행세를 하다, 다시 대통령제 개헌으로 제3공화국 시대를 열고 권력을 잡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정희 역시 맨 마지막 임기는 다 못 채웠다. 그는 5~7대(직선제), 유신 개헌으로 8대(간선제) 대통령을 지낸 뒤 '6년'짜리 9대 대통령에 간접선거로 또 당선됐다. 그러나 취임 10개월만인 1979년 10월26일 피살됐다.

10·26 사태 수습을 맡은 최규하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40여일 활동한 뒤, 역시 간선으로 10대 대통령이 됐다. 1979년 12월21일 취임한 그도 7개월여 뒤 중도 사퇴하는 네 번째 사례로 남았다. 1979년 12·12 쿠데타로 국가기관을 장악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축출됐다.

전두환은 1980년 9월1일부터 유신헌법상의 11대 대통령으로 약 6개월 권좌에 앉았다가, 다시 개헌해 '7년' 임기의 12대 대통령(간선)을 또 지냈다.

전두환정권은 1987년 6월항쟁에서 분출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민심에 결국 굴복했고, 이후 현행 '5년' 단임의 대통령 직선제를 기반으로 한 제6공화국 체제가 수립됐다. 박 대통령은 현행 헌법 아래에서 임기를 못 채운 유일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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