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선고 전야제…촛불·맞불 막판 대치

오후 8시부터 촛불행진 시작…충돌 우려

9일 촛불을 든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헌재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9일, 헌법재판소 앞에선 탄핵기각·각하를 외치는 집회가 오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에선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촛불행진이 시작됐다.

친박단체연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탄핵각하",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연신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헌재에서 25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무대 위에서 군가가 흘러나오자 김지은(71) 씨는 "맹호부대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눈물이 났다"면서 "헌재 인원구성부터 잘못된 상태라 탄핵은 말도 안 된다. 이젠 촛불만 보면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9일 헌법재판소에서 2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친박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정석호 수습기자)
이날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선동탄핵 원천무효', '탄핵무효'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떨어진 기온 탓인지 태극기를 담요처럼 두른 사람도 눈에 띄었다. 현재 현장에는 약 400명의 친박단체 회원들이 남아 있다.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촛불을 든 시민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현재 주최측 추산 1만명의 시민들이 헌재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미 오전부터 헌재 인근에 모여 있는 친박단체와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탄핵심판을 앞두고 일부러 동기모임을 광화문에서 잡았다는 이모(30) 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내려와야 한다"면서 "시민들은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심판의 그날까지 힘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헌재는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앞서 '박근혜대통령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쯤부터 '탄핵 인용을 위한 1차 긴급행동'에 들어갔다.

이날 사회를 맡은 활동가 조명지 씨는 "긴급한 일정에 모여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민심은 탄핵임을 보여줄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헌재는 탄핵하라, 박근혜를 탄핵하라"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헌재는 탄핵하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헌재 정문 앞은 경찰관 수십 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2번째로 높은 수준의 경계태세인 '을호비상령'을 발령, 주변에 경찰병력 3000여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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