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제조사들의 빠른 성장세가 돋보이지만,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시장 영향력이나 수익성 면에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을 추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9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조사한 지난해 스마트폰 시리즈별 출하량(판매량)을 보면, 중국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의 중저가폰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화웨이의 아너 시리즈는 7천220만대로 3위,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는 6천570만대로 4위, 오포의 R 시리즈는 3천840만대로 6위, 비보의 X 시리즈는 3천370만대로 7위, 비보의 Y 시리즈는 2천560만대로 8위 등이었다.
비보의 X플레이6 등 일부 제품은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지만, 대부분 제품은 30만∼60만원대의 중저가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내세운다.
화웨이는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약 80만원의 P10을 공개하며 프리미엄폰 라인업 강화에 나섰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비교적 비싼 메이트 시리즈 비중도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말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 제조사로 급부상한 오포 역시 조만간 출시하는 파인드9과 같은 프리미엄폰보다는 R9s 등 디자인과 카메라에 중점을 둔 보급형폰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한때 '좁쌀의 반란'으로 돌풍을 일으킨 샤오미의 레드미(紅米) 시리즈는 4천640만대로 5위를 차지했는데, 모든 제품에 이 이름을 사용해 가격대별 판매 비중을 알기 어렵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중저가폰이 대부분"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을 따라오려면 프리미엄폰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SA 조사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3억850만대로 단연 1위를 차지했고, 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2억1천540만대로 뒤를 이었다.
여기서 갤럭시 시리즈는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중저가폰인 갤럭시A와 갤럭시J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전체 판매량만 봐서는 가격대별 판매 전략을 가늠하기 어렵다.
아이폰 시리즈에도 간판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폰s, 가격이 조금 저렴한 아이폰SE가 모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