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8일 어수선한 탄핵정국에 불출마 선언 이후 처음 고향 충북을 찾아 대중 앞에 선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충북경제포럼이 청주의 한 호텔에서 마련한 초청 특별강연에서 외국 학자의 견해를 인용해, 국가를 몰락시키는 다섯가지 병폐로 갈등을 조장하는 비포용적 정치와 국민에게 부담 주는 정부, 인기영합주의와 구조조정 실패, 인구 절벽 문제를 들었다.
반 전 총장은 "지도자들이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갖고, 이런 것들이 대한민국에 적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 심각하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동향을 보면 러시아나 일본, 중국 전부 다 자기 중심적 정책을 많이 취하고 있다"며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단합해 우리 경제와 정치, 안보를 확실히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대한민국, 미국이 따로 없다"며 "우리는 세계 시민으로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가져야 하는데 아직 미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향후 계획과 관련한 한 참석자의 질문에 "전직 총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며 "한국이 가장 염원하는 통일 등 노력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급변하는 국제사회와 경제 전망'이라는 강연 주제에 충실해 민감한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청중도 지역 기관·단체장과 경제인 등으로 정치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행사 기획 단계에서 민감한 시기 반 전 총장 강연 개최를 놓고 득실을 따지며 충북도 내부에서 찬반 격론이 오가고, 주최 측이 지방의원 등의 참석을 막은 것으로 전해진 사실 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충북경제포럼은 지역 경제주체간 매개 역할을 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도가 중심이 돼 만들어져, 지역 경제인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포럼이다.
한편, 이시종 지사는 도민을 대표해 반 전 총장에게 자랑스러운 충북인 공로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