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뉴스: 2.17 CBS노컷뉴스=신공항 추진에 김해공항 커퓨타임 논의 'STOP')
부산시는 종전 야간 운항 통제시간('커퓨타임' Curfew Time) 2시간 단축에서 한 발 물러나 오전 시간대 30분만이라도 조정하자며 유관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주민들 설득작업에 나섰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8일 강서구 대저2동에서 항공기 야간 운항제한시간 단축 관련 주민대표 간담회를 열고, 민·관협의체 구성 등을 요청했다.
특히 시는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커퓨타임인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를 30분만 단축해 오전 5시 30분까지 제한하자는 의견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시는 당초 지난해 10월 운항제한시간을 앞뒤로 한 시간씩 단축해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5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에 한발 물러난 셈이다.
앞서 시는 지난 6일, 김해공항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와 부산지방항공청 등 유관기관과 회의를 열고, 김해공항 이용객 불편 해소를 위해 커퓨타임을 단축하자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서 공항공사는 "2시간도 아닌 오전 시간대 30분 만이라도 커퓨타임 단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공항의 하루 평균 항공기 도착 편수를 살펴보면, 전체 81편 가운데 오전 6시대 도착편수가 하루 중 가장 많은 18편에 이른다.
활주로 이용 가능한 시간 전체 17시간 중 이 한시간에 도착하는 항공기 비율이 전체의 21%나 차지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오전 6시대에 항공기가 몰려 이른 아침부터 공항은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커퓨타임 이전에 도착한 항공기들은 공항 위를 선회하면서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이고 있다.
커퓨타임을 30분 만이라도 단축할 경우 오전 6시대 한꺼번에 몰리는 항공기 18편 중 6~7편을 5시 30분대로 분산할 수 있어 입국심사와 수화물 처리 등에서 김해공항의 혼잡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게 공항공사의 분석이다.
시는 주민대표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설명했고, 이날 참석한 주민대표들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부터 신공항 건설 논의가 추진되면서 추가 활주로 건설로 인한 소음피해는 더 커질 게 뻔해 주민들은 자신의 피해를 보상받을 '키'를 놓칠까 봐 커퓨조정에 머뭇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강서구 주민은 "신공항건설로 추가 활주로가 놓일 가락동과 강동동의 주민들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며 "그곳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이상 커퓨 단축에 찬성하는 강서구 주민들이 섣불리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 내부에서도 지난해 상반기까지 암묵적으로 커퓨타임 조정에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신공항 추진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시와 유관기관은 커퓨타임 30분 단축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주민 동의 없이 밀어붙일 수는 없다"며 "이번 주민대표 간담회를 통해 민·관 협의체 구성의 물꼬를 트고, 꾸준히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