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 주관으로 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3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나란히 무대에 올라 '성 평등', '차별해소' 등을 공통적으로 내세우며 여성들의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들은 여성의 권리를 상징하는 보라색이 들어간 넥타이와 스카프를 두르고, 기념일을 축하하는 꽃 한 송이를 각자 준비해 왔다.
문 전 대표는 과거 누나의 희생으로 대학에 갈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며 행사의 캐치프레이즈인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는 말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이어 경력 단절인 딸을 언급하면서 국가가 가정의 육아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미취학 자녀의 부모가 임금 삭감 없이 하루 6시간만 근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10 to 4 더불어 돌봄 정책(10시 출근 4시 퇴근)'을 비롯해 남녀 임금 격차 해소, 여성의 안전을 담보하는 사회를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성별·연령·학력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 그런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문재인을 도구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표와 당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약보다 중요한건 실천'이라며 약속한 것은 지킨다는 본인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박수를 받았다.
이 시장도 여성정책으로 육아비용의 사회부담, 임금격차해소, 양성평등 내각을 주장했다. 이 시장은 "남자는 생계의 책임자, 여자는 보조자 가사전담자는 틀을 깨고 남녀공히 가사담당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성평등이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맞벌이 부부'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집에서 해보지 못한 말이 '밥 줘'였다. 먼저 퇴근한 사람이 밥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고 말해 호응을 끌어냈다.
안 전 대표는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 대개혁을 하겠다며 그 방안으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인권부'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또 내각 여성비율 30%, 성평등임금공시제, 돌봄사회기본법 제정을 비롯해 성평등 개헌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육아는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다. 남녀 공동의 책임"이라며 "제도적·문화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직장내에서 제대로 문화로 정착되어야 하고, 국가가 제도적 정착 위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대표는 이날 참석자 중 유일한 여성으로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심 대표는 워킹맘으로서 살아온 본인의 경험을 살려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다보니 '슈퍼우먼'이라는 말이 사회와 국가가 책임질 일을 여성에게 독박 씌우는 것이라고 느꼈다"며 "이번에 출산 휴가 정책의 이름을 '슈퍼우먼 강요방지법'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이어 "맞벌이 시대는 왔는데 맞돌봄 시대는 안왔다"며 사회시스템 개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성의 출산휴가 1개월 의무제, 유아휴직파파쿼터제(남성 육아휴직 3개월)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