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헌재 방화는 내란죄, 죽창 위협은 소요죄"

- 재판관 전원 아직 마음 못 정한 듯
- 검찰, 환골탈태 자세로 수사 임해야
- 친박계 탄원서? 朴 끝까지 망가뜨리는 짓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찬종(변호사)

어제 헌재 선고일이 결정될 거다 이런 전망이 많았습니다만 헌재는 재판관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되자 여러 가지 설들이 분분하게 돌면서 찬반 양 진영의 긴장감은 더 팽팽해졌는데요. 특히 탄핵 반대 진영에서는 불복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파면이 결정되면 시가전이 열릴 거다, 피바다가 될 거다, 이런 발언이 나오더니 죽창에 태극기를 매달고 또 특검 집 앞에서는 박 특검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에 불을 지르는 화형식까지 있었다는데요. 참 이 헌재 결정 후에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정치 원로 박찬종 변호사 직접 만나보죠. 박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찬종>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사실은 어제 아침만 해도 기자들한테 선고기일에 대한 공식발표가 될 때까지 엠바고 처리해 달라 이런 문자가 왔을 정도로 선고기일 발표가 나는 분위기였거든요.

◆ 박찬종> 네.



◇ 김현정> 그런데 왜 안 됐을까요?

◆ 박찬종> 뭐 합의가 안 됐다. 뭐 그런 이유인데 일반 법원의 지방법원이나 고등법원의 합의부 있지 않습니까? 재판장이 있고 판사, 젊은 판사들 있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그거는 재판장의 부장판사가 모든 사건을 주도해 버리죠.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보고 너 잘못 생각한다, 이렇게. 이를테면 우격다짐으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 경우는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그렇게 할 수 없죠. 그래서 그 단계까지 안 갔기 때문에 고지 안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마음을 정했다, 이렇게 딱 전원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고기일을 잡지 못한 게 아닌가?

◆ 박찬종> 여덟 사람이 아직 각각 마음을 못 정했다, 그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런 가능성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선고기일을 반드시 3일 전, 4일 전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바로 전날이라도 발표할 수 있다, 규정이 따로 없기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다는 얘기도.

◆ 박찬종> 바로 전날 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바로 전날 할 수도 있다.

◇ 김현정> 하지만 결정은 어느 쪽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어느 쪽으로 최종 판단이 나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문제는 어느 쪽으로 나든 승복하지 않을 때 발생을 하는데요. 지금 친박 단체를 중심으로 해 승복해서는 안 된다 이런 주장들이 나오고 있고 상당히 폭력적인 형태로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대통령 측 대리인 김평우 변호사가 헌재 결정에 복종하면 곧 노예다, 공개 발언을 했고, 이거는 너무나 유명한 얘기고. 박사모 게시판에 가면 만약 헌재에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면 태극기집회를 전투 태극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죽창에 태극기를 매단 사진을 올리고. 이런 불복종 움직임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박찬종> 탄핵 결정에 대해서 찬성이건 반대이건 평화적으로 의견 표시야 할 수 있죠. 그러나 김평우 변호사처럼 태극기집회 일부 과격파 그리고 친박 실세 극우 중에 일부 과격한 발언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소요죄에 해당합니다.

◇ 김현정> 소요죄?

◆ 박찬종> 폭력, 협박, 파괴 행위로 사회의 공안질서를 해치는 행위 그게 소요죄입니다. 내란죄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 소요죄예요. 내란죄는 폭력을 동원해서 국가기관의 권위 등의 행사를 정지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헌법재판소를 점령한다든지 방화를 한다든지 그런 건 내란죄로 다스려야죠. 그 전 단계로 무슨 죽창을 들고 몽둥이 들고 누구를 때리러 가자고 하고 누구를 위협하고 협박하는 건 그건 소요죄죠. 지금 소요죄를 선동, 선전하고 있는 단계인데 만일 그 단계까지 간다면 그건 뭐 엄정하게 처벌해야죠.

◇ 김현정> 지금 그런데...

◆ 박찬종> 그걸 가만히 둡니까? 그건 탄핵 찬성하는 쪽이 기각이 됐을 때도 만약 그렇게까지 나가면 그래야죠.

◇ 김현정> 이게 경제적으로 따져도 좀 문제가 심각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니까 우리 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갈등으로 인해서 파생되는 경제적인 손실이 연간 최대 462조다. OECD 국가 중에 뒤에서 두 번째. 그런데 이게 만약 탄핵이 결정됐는데 깨끗이 승복 안 하고 갈등이 폭발하게 되면 경제적인 손실이 어마어마할 거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지금보다 갈등이 더 커지면 상당히 심각해지는 거죠.

◆ 박찬종> 어느 쪽이든지간 폭력을 사용하고 유도하고 하는 것은 소요죄입니다, 명백하게. 김평우 변호사가 말하는 그런 식으로 몽둥이 들고 죽창 들고 그건 완전히 소요죄를 선동하고 있는 거니까 그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탄핵이 인용됐을 때 결정됐을 때 지금 김평우 변호사가 말하는 그런 사태를 우려하시는데 저는 절대로 그런 사태가 안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세요. 지금 상황 보면 굉장히 뭔가 해야 된다, 우리가 들고 일어나야 한다, 이런 분위기인데.

◆ 박찬종> 그건 태극집회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성분이라고 그럴까, 모이게 된 동기. 자발적으로 간 사람도 많이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박사모 회원도 아닌 사람들도 나이든 사람들 중에 제 동창이나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는 사람이 있다고 간다고 그러더라고.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의 경우에 절대 폭력성으로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자발적으로 간 사람들. 그런데 지금 보면 말입니다. 탄핵심판은 아니지만 박영수 특검. 그분 집 앞에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야구방망이가 등장하고 박 특검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에 불을 지르고 위협하고 이런 걸 볼 때는 이게 상당히 좀 위험한 수준까지 시위문화가 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 박찬종> 박영수 특검 집 앞에서 폭력성 시위하고 하는 그거 자체가 범죄입니다. 그런데 왜 경찰이 그걸 단속하고 처벌하지 않는지 나는 의문입니다, 그게. 여러 말 할 거 없어요. 그 자체가 범죄예요.

◇ 김현정> 집회 신고를 받았다고 이러더라고요.

◆ 박찬종> 집회신고를 받았는지 폭력성이 동반되고 협박하고 있잖아요.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협박하고 있는데 그걸 왜 경찰이 안 다스립니까? 그게 범죄가 안 되면 뭐가 범죄가 됩니까?

◇ 김현정> 우리 박찬종 변호사는 질곡의 시대를 쭉 겪어오셨는데 이런 식으로 시위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만 집앞에 가서 가족들까지 위협을 느끼게 하는 이런 시위가 예전에도 있었나요?

◆ 박찬종> 제 기억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요즘 왜 이렇습니까? 집 주소, 헌법재판관의 집주소를 공개하고 가서 살해하자라고 하고 가족을 협박하고 왜 이러는 거죠?

◆ 박찬종> 그러니까 그 태극기집회를 주도하는 중심 세력이 이성을 잃은 태도죠. 이성을 잃은.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또 우리 집 앞으로 몰려 올 겁니다.

◇ 김현정> 이런 걸 걱정해야 되는, 말하기 전에 이런 걸 걱정하는 사회가 됐다는 게 참 슬픈 건데.

◆ 박찬종> 글쎄 말이죠.

◇ 김현정> 그러네요. 실은 이분들이 스스로를 보수다, 보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저희 청취자들 문자 오는 걸 보면 내가 보수인데 그 폭력적이고 선동적으로 불복하자 하고 이런 사람들을 보수라고 하지 말아라, 보수는 그런 거 아니다 이런 의견들 많이 보내주세요. 진짜 보수는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진짜 보수.

◆ 박찬종> 그러니까 태극기 집회에 동원되는 사람 박근혜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단체, 박사모를 비롯해서 열렬히 지지하는 세력의 모임, 이렇게 표현해야죠. 보수단체는 지금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보수정당도 없습니다. 그러면 새누리당이나 자유한국당은 보수당이고 그러면 더민주당은 진보정당입니까? No, 그렇지 않아요. 두 개의 정당을 다 싸잡아서 본다면 보수정당이라고 이를 만한 수준에 이르지를 못했어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박찬종> 국회가 국회답고 정당이 정당답고 그래야지 국회가 맨날 싸움하고 공천 엉터리로 하는 거 그런 정당을 왜 보수정당이라고 합니까? 보수정당에 미달한 형편없는 정당들이죠. 그것이 정립됐을 때 비로소 보수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진짜 보수 아니다. 이거는 불복하고 다른 차원입니다만 어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39명이 탄핵선고를 기각 또는 각하시켜달라고 탄원서를 냈습니다, 헌법재판소에다가. 그랬더니 한국당 지도부에서는 이거 내지 말아라. 우리는 헌재 심판의 결정을 그냥 그대로 따르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좀 있었던 모양이에요. 이 탄원서 내는 건 자유로 봐야 하는 건가요, 정치인들의 행동.

◆ 박찬종> 자유한국당의 친박 실세들의 조종 같은데. 친박 실세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마지막 순간까지 망가뜨리고 있다고 이 사람들이. 근신하고 반성하고 오히려 석고대죄 해야죠, 이게. 이게 무슨 꼴들입니까? 그리고 태극기집회 나가서 망발이라고 봐요. 괴상한 말들 쏟아내고 말이죠.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박찬종> 그게 말이 되는 겁니까? 박근혜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망가뜨리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나서면 몰라도 말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분들이 또 뭐라고 반론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박찬종 변호사가 보시기에는 그 행동들 망발이다, 옳지 못한 행동이다. 아주 분명하게 지금 말씀을 하셨어요.

◆ 박찬종>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이게 불복이라는 프레임으로 사회 갈등이 폭발하고 폭력적으로 변질이 되면 이게 참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해야 되나 걱정인데. 어쨌든 탄핵은 탄핵이고 특검이 90일의 대장정 끝내고요. 검찰로 공을 넘겼습니다. 이제 특별수사본부 구성하고 다음 주부터 특검이 수사한답니다. 한 말씀 당부해 주시죠.

◆ 박찬종> 검찰이 이번 과정에서 특검까지 탄생하도록 만든 불신, 검찰에 대한 불신. 이걸 이번 기회에 씻어내지 못하면 국민의 지탄을 받고 공직자수사처까지 별도로 만들어지고 경찰과 검찰관의 수사권 문제까지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검찰이 이번에 자신들의 말하자면 그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환골탈태의 자세로 이 수사에 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걸 충고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명심해야 될 것이다, 이 말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박찬종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박찬종> 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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