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작과 마무리'…대한항공, 6년 만에 V-리그 우승

대한항공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6라운드에서 삼성화재를 제압하고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대한항공이 '만년 우승 후보'라는 딱지를 떼고 6년 만에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6라운드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제압하고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 안방에서 우승을 확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현대캐피탈에 0-3으로 패하며 축포를 터트리지 못했다. 지난 3일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지만 한국전력에 덜미가 잡히며 우승 확정을 다음으로 미뤘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패는 없었다. 안방으로 돌아온 대한항공은 다시 날카로움을 되찾았고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성화재를 제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아직 시즌종료까지 한 경기 남은 대한항공(25승10패 승점72)이지만 2위 현대캐피탈과 격차를 7점까지 벌리며 우승 샴페인을 터트렸다.

대한항공은 매 시즌 우승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챔피언 자리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2010~2011시즌 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달랐다.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기운이 가득한 대한항공이었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은 박기원 감독이 부임 첫 시즌 만에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우승 청부사'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가장 큰 변화는 사령탑 교체였다. 지난 시즌 김종민 감독의 중도 사퇴로 공석이었던 사령탑에 '우승 청부사' 박기원 감독을 선임했다. 이탈리아 프로팀과 이란 대표팀을 맡는 등 풍부함 경험을 갖춘 박 감독은 대한항공에 '우승 DNA'를 심어줄 최적의 카드였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도 환상적인 결과물을 얻어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5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은 밋차 가스파리니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4위를 기록해 140개의 구슬 중 20개를 배정받은 대한항공은 14%의 확률을 뚫고 당당히 1순위 지명권을 얻는 기쁨을 누렸다. 우리카드(35개), KB손해보험(30개), 한국전력(25개) 등 더 높은 확률을 보유한 팀이 있었지만 가장 먼저 나온 구슬은 대한항공의 녹색 구슬이었다.

박 감독은 주저 없이 가스파리니의 이름을 외쳤다. 기존 한선수, 김학민 등 주전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최고의 외국인 선수까지 데려온 대한항공은 단숨에 우승 1순위로 거론됐다.

대한항공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내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은 밋차 가스파리니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가스파리니의 합류는 박 감독이 구상하는 공격 배구에 더욱 힘을 실었다. 박 감독은 시즌 개막 이전부터 공격의 시작은 강력한 서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강한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어 상대 공격의 날카로움을 약화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득점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강한 서브가 장점인 가스파리니는 이 전술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실제 가스파리니는 현재(7일) 세트당 서브 0.606개로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큰 위기도 없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을 3연승으로 시작하며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1라운드를 5승1패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3라운드에서 3승3패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4라운드를 5승1패로 마치면서 독주 체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1일 KB손해보험전 이후 6연승을 내달리며 우승컵에 더욱 가까워졌다.

비록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에 덜미가 잡히며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안방에서 삼성화재를 제압하며 기분 좋게 우승 축포를 쐈다.

정규리그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대한항공. 하지만 그들의 고공비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챔피언 결정전이 남았다. 과연 대한항공이 기세를 이어 최고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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