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남은 국가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더욱이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맞붙어야 할 네덜란드는 더 그렇다.
한국은 우규민을, 네덜란드는 릭 밴덴헐크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우규민이 무너진다면 2라운드 진출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특히 네덜란드전에서는 투수의 어깨만큼이나 타자들의 방망이도 뜨거워야 한다. 이스라엘전에서 보여준 모습을 절대 재연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공략해야 한다.
밴덴헐크는 분명 좋은 선수임은 틀림없다. 한국 야구에도 정통하다. 그는 지난 2013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2년간 KBO 리그에서 활약했다. 성적도 우수했다.
2013년 7승9패 평균자책점 3.95로 가능성을 내비친 밴덴헐크는 이듬해 13승4패 탈삼진 180개 평균자책점 3.18로 활약했다. 탈삼진과 평균자책점은 당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약점도 분명 존재한다.
지난해 KBO 리그 통합 우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27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평가전을 치렀다. 소프트뱅크 소속의 밴덴헐크는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완벽한 투구였다.
하지만 두산 전력분석팀은 "우타자보다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 제구가 흔들렸다. 주자가 있을 때도 제구가 좋지 못했다"고 밴덴헐크의 약점을 지적했다. 밴덴헐크는 KBO 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에도 좌타자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은 좌타자는 오재원과 최형우뿐이다. 서건창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포지션이 겹치는 오재원은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나설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최형우는 어떻게 될까?
평가전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최형우는 결국 WBC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다. 좌익수 자리는 민병헌이 대신했다. 김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민병헌을 택했다"고 설명했지만 최형우의 부진 역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밴덴헐크의 공략을 위해서라면 최형우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만약 김인식 감독이 최형우를 기용한다면 이대호에게 휴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용규-서건창-김태균으로 이어지는 1~3번 타순을 유지하고 최형우를 4번, 손아섭을 5번 타자로 기용한다면 좌-좌-우-좌-좌로 이어지는 타순을 구축할 수 있다.
최형우와 민병헌의 동반 출장도 가능하다. 이대호가 휴식을 취한다면 1루 수비가 가능한 김태균이 1루수로 나서고 최형우가 지명타자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벼랑 끝에 몰린 김인식호가 과연 최형우 카드를 꺼내 들지, 만약 꺼낸다면 최형우는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