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승2패 승률 94.3%. 한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승률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담담했다. 기록 이야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그 공은 오롯이 선수들에게 돌렸다.
우리은행은 6일 열린 삼성생명과 최종전에서 72-55로 승리했다. 이로써 33승2패를 기록, 한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승률 94.3%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위성우 감독은 "정규리그를 크게 부상 없이 마무리를 잘 해줘서 선수들이 대견하고, 대단하다"면서 "아무리 지도자가 선수들을 다그치고 하지만, 선수들 의지가 없으면 힘들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준 덕분"이라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어 "기록은 남는 것이니 대단하지만, 결국은 우승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나중에 기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좋다. 기록을 세우려고 한 것은 아니다. 이제 챔피언결정전에 어느 팀이 올라올지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성우 감독은 종전 기록인 2008-2009시즌 신한은행의 92.1%(37승3패) 때 신한은행 코치로 활약했다. 덕분에 기록에 대한 기쁨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전에도 기록을 세웠고, 특별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쉽지 않은 기록 달성이었다. 정규리그 25경기 만에, 그러니까 10경기나 남은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한 탓이다. 기록 달성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미 우승을 위해 힘을 쏟은 선수들에게 더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 동기부여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나만 루즈했던 것 같다"면서 "사실 기록을 신경 안 쓰는 편이다. '되겠어, 그리고 해봤자'라는 생각에 내가 루즈해진 것 같다. 기록을 세울 줄 알았다면 '야! 해보자'라고 할 텐데 오늘까지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우승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기록으로도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우리은행 선수들에게는 승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게다가 올 시즌은 이승아가 빠졌고, 양지희도 부상으로 정상이 아니었다. "올 시즌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덕분에 선수들도 이를 더 악물었다.
위성우 감독은 "당연히 이긴다는 것이 뇌리에 각인이 된 것 같다. 10경기가 남은 상태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줬다. 이기는 습관이 들었구나 느꼈다"면서 "올 시즌 우리은행이 약할 거라는 생각들을 했다. 누구 하나 없다고 지금까지 닦아놓은 것이 퇴색되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 나도 어렵다고 했지만, 외국인 선수도 좋은 선수가 왔고 운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은행의 눈은 통합 5연패로 향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면서 열흘이라는 시간이 있다.
위성우 감독은 "정규리그는 정규리그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았다. 스포츠에 당연한 것은 없다.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어느 팀이 올라올지 모른다. 두 팀 색깔이 달라 준비가 쉽지 않지만, 정규리그를 토대로 준비하고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