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비주자들 경선 '매직넘버'를 잡아라

文-安, 50% 득표로 본선 직행…李 30%로 의미있는 2등에 막판 반전

(좌측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흥행조짐을 보이면서 유력 주자들의 본선행 티켓 거머쥐기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접수를 시작한 이후 하루 6만~8만명씩 증가세를 보이던 1차 선거인단은 6일 현재 14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탄핵 이후 일주일간 2차 선거인단 모집까지 감안하면 당 안팎에서는 전체 경선 신청자수가 2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경선 신청자 수가 108만5000여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당시 선거인단 투표율은 56%였지만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만큼 투표율은 65%를 상회할 것으로 민주당은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 경선의 기본 틀은 결선투표제를 포함한 완전국민경선제 방식으로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당원과 일반인이 똑같이 1표씩을 행사한다.

현재 130만명이 민주당 공개 지지자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선거인단 신청자수가 250만명으로 확대되면 당원 동원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 캠프 측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50% 이상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기를 원하고 있다.

경선 신청자 250만명 중 투표율이 65%면 162만5000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고, 이럴 경우 82만명 득표가 본선행 직행'매직넘버'다.

2012년 경선에서도 문 전 대표는 과반수 득표로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는 결선투표제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달까지 본격적인 추격세를 보이던 안 지사 지지율이 '선의 발언'과 '대연정' 언급 이후 주춤한 틈을 타서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여 본선 준비 기간을 더 확보하자는 복안이다.

문 전 대표 캠프 측 관계자는 "안 지사가 2차 토론회에서 자신의 연정 발언에 대한 수정을 시도했다. 지지율 고전 국면에서 '집토끼' 지키기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적폐청산 대상과의 대연정 발언을 여전히 문제 삼았다.

문 전 대표는 또 2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시장이 안정감을 말씀하시는 것은 뜻밖이다"라는 견제구를 던지며 자신이 준비된 대통령 후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치솟았던 안 지사 캠프는 '매직넘버'를 지지율 25%로 잡았다.

30%대 초반대 박스권에 갇힌 문 전 대표와의 오차범위내 접전을 위한 1차 교두보라는 판단 때문이었지만 대연정 등 우클릭 행보로 3월 첫째주 지지율은 12%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안 지사 캠프 역시 문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결선투표 없는 본선행 티켓을 희망하고 있다.

문 전 대표에 비해 지지율은 절대적 열세이지만 "9회말 역전 홈런도 가능하다"며 막판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탄핵 선고가 내려지면 관심은 정권교체보다 인물론으로 이동하고, 통합과 안정을 강조하는 안 지사의 원칙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자연스레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

전날 당 내 이철희, 기동민, 어기구 의원 등이 '의원멘토단'에 합류해 공식 지지를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에 물꼬라는 자평도 내놨다.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의 진정성이 쌓이면 결국은 질적 변화가 오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정치 지도자로서 뚜벅뚜벅 걷고 있다"고 말했다.

두자릿수 지지율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 시장측의 1차 '매직넘버'는 경선 득표율 30%다.

'문재인 대세론' 속에 이 시장 측은 진작 경선 2위를 목표로 삼고 결선투표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폈다.

이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미 없는 2등은 중요하지 않다. 의미 있는 2등으로 결선투표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장을 돕고 있는 제윤경 의원은 "경선에서 득표율이 20%대 초반이면 결선투표에 가더라도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30% 득표를 의미있는 2등이라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 역시 "탄핵 이후 결선 투표는 변동성이 엄청 커지기 때문에 의미있는 득표율을 얻어 대세론을 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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