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통 중앙상가의 몰락

[기획특집①]

과거 포항쇼핑과 문화의 1번지였던 포항 중앙상가와 구도심이 경기침체와 대규모 유통업체 등의 영향에 침체를 거듭하다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포항CBS는 중앙상가의 어제와 오늘, 문제점과 활성화를 위한 노력 등 중앙상가 등 구도심 발전방안에 대해 네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70년 전통 중앙상가의 몰락
② 상가 활성화 발목 잡는 악재.
③ 새로운 아이디어로 옛 영광 재현한다.
④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3박자 갖춰 100년 전통 잇는다.


지난 2000년 중앙상가 모습. (사진=중앙상가 상인회 제공)
포항 중심에 자리 잡은 중앙상가는 지난 1949년 포항읍의 시승격 이후 줄곧 포항시의 대표적 중심지 역할을 담당해 왔다.

수 십년 동안 행정·경제·문화의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말 기준 1만여명의 유동인구와 교통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하다.

중앙상가는 포항시 북구 구 대흥동과 남빈동, 상원동, 신흥동의 일부지역으로 구성된 구 포항역-남빈사거리-육거리-서산사거리-구 포항역으로 이어지는 마름모꼴의 상업중심구역이다.

행정구역상 중앙동에 속하는 이곳은 인근에 북구청, 세무서, 북부경찰서 등의 관공서와 포항시립중앙아트홀과 포은중앙도서관이 있다.

(사진=중앙상가 상인회 제공)
금융기관 점포 등이 밀집된 포항의 대표적 다운타운인 중앙상가는 의류와 음식점, 극장, 이동통신 매장 등 1000여개 상점이 들어서 있다.

특히 육거리~구 포항역 구간은 브랜드 의류매장과 보세의류 매장 등 패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흔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쇼핑이 가능하다.

700여m를 따라 줄지어선 매장들은 타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구경을 갈 만큼 이름이 났었다.

1990년 대 초중반까지 포스코 등 대기업 직원들 조차 이 곳 상인들을 부러워 할 만큼, 돈이 모였다.

한기중(60) 전 중앙상가 상인회 부회장은 "당시에는 가게만 내면 장사가 다 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중앙상가에서 가게를 한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80년대 당시에 20평 매장 가겟세가 보증금 3억, 월세 300만 원이었는데 서로 들어가려고 했다"며 "한번 가게를 열면 자식에게 가게를 물려줬을 정도이다"고 전했다.


한때 대구 동성로에 버금갈 정도의 상권을 자랑했지만 백화점, 대형마트가 들어서며 그 명성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이동, 쌍용네거리 등 새로운 쇼핑공간 및 번화가가 생겨나며 중앙상가를 찾는 이가 크게 줄었다.

육거리에서 구 포항역 구간 중앙상가 메인도로에 설치된 실개천은 포항시민들의 휴식공간은 물론 관광지로도 유명세를 탔지만 침체된 중앙상가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 중앙상가 모습. (사진=김대기 기자)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장이 있는 북포항우체국에서 육거리 구간은 지나가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시민 김 모(35·용흥동)씨는 "예전에는 쇼핑이나 약속이 있으면 중상상가나 불종거리를 찾는게 당연했다"면서 "요즘은 이동이나 양덕, 영일대 해수욕장을 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상가가 어렵다고 하는데 갈 필요성을 못느끼는데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매번 갈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면서 중앙상가는 1000여개 상가 중 3월 현재 10%가 비어 있는 상태이다.

중앙상가 상인들은 날이 갈수록 매출이 줄어 가겟세 내기도 빠듯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상인 김 모씨는 "평일에는 사람이 없다"며 "주말이 돼야 중앙상가가 붐비는데 이마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십년 째 변함없는 업종이 중앙상가를 쇠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부국장은 "중앙상가의 60~70% 가량이 의류 신발 매장인데, 주 소비층인 20~30대는 인터넷 쇼핑 등으로 구매하고 있는 추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 카드결제 등의 개선보다 소비자들이 와서 실제 소비를 하도록 트랜드에 맞는 업종변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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