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현재 군사적으로는 물론 외교,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트럼프 미국 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대북 선제 타격론까지 꺼내드는 등 전방위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그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은 대북 정책의 하나로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 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 오산의 미군 기지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최단 시간 내에 핵 보복에 나선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남 살해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북한에 대한 강경책에 무게가 실린 상태다.
미국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에 들어갔다. 북한을 '비정상국가'로 낙인찍겠다는 의미다. 중국 역시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등 경제적 제재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사회를 상대로 북한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북한은 '한 발짝이라도 물러나면 진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무력을 과시해야만 추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또 추후 국제사회의 대북정책과 북한의 운명에 큰 영향력을 가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만큼, 이에 영향을 주기 위해 도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군사적 강성대국'이라는 생각의 틀 위에서, 현실적으로 강대국과 직접적인 대결 구도를 보임으로써 오히려 협상력이나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핵 강경 대책의 수렁'에 빠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자신들의 그러한 논리를 부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핵을 강화하고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늪에 빠져버린 상황이다. 강경 대응을 지속할 수록 수렁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남 살해 사건 등을 계기로 심해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에 대해 북한 스스로 강경 대응으로만 일관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가깝게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항의성 무력시위'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언제든지 한반도 전역에 대한 기습 타격을 가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ICBM 등 신형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것이라면 4발씩 쏘아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미사일을 동계훈련 겸 한미연합훈련 맞대응 차원과 개량하는 차원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무력시위"라고 규정했다.
다만 "미국과 맞대응할 수 있다는 식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을 과시하려는 전략적인 의도도 있겠지만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 등) 그 수위가 약한 것을 보면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의 우려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한미일 정보자산을 통해 공조하는 등 추가적인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외교부 역시 북한의 도발 즉시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우방국과 긴급 협의를 통해 대응책을 협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