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구조를 지시한 흔적을 발견한 것도 아니어서 '세월호 7시간'은 끝내 미궁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박 대통령은 2013년 3월부터 그해 8월까지 정 교수로부터 3차례에 걸쳐 필러와 보톡스 시술을, 김 원장으로부터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5차례에 걸쳐 보톡스와 더모톡신 등 시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세월호 당일에는 박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가 이뤄진 정황을 발견하진 못했다. 수사결과 정 교수는 세월호 전날 오후부터 2박 3일 동안 광주에 머물렀고, 김 원장도 세월호 당일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연세대 교수 역시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에는 환자를 진료하고 오후에는 천안의 한 골프장에 있던 행적이 발견됐지만, 특검은 "세월호 7시간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특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머리손질에 장시간을 소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머리손질은 오후에 관저에서, 비교적 빨리 마무리 됐다"고 결론냈다.
이후 오후 3시 20분 종로구 안국동에서 이 행정관이 정 씨를 만나 청와대에 함께 들어갔다.
정 씨 자매가 청와대 관저 파우더룸에서 미용도구를 펼치는 등 준비를 하는데 박 대통령이 급하게 들어오면서 "오늘 빨리 좀 부탁드린다"고 말해 머리손질이 20~25분 만에 끝났다는 설명이다.
'세월호 7시간'은 세월호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박 대통령의 행적이 묘연하다는 의혹으로, 비선진료나 머리손질을 받느라 세월호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 골자다.
특검 수사 결과, 세월호 당일 비선진료는 이뤄진 정황이 없고, 머리 손질은 오후에 잠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지시했다"는 의미도 아니다.
특검은 "대통령이 세월호 전날 저녁부터 당일 오전 10시경까지 무엇을 했는지(그 사이 불법 미용시술을 받았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검은 수사결과 발표 자료에서 박 대통령의 왼쪽 턱밑 '주사바늘 사진'을 게재했다. 세월호 전날(15일)에는 없던 주사바늘 자국이 4월 17일과 4월 21일 사진에서 나타난 것이다.
정 자매가 세월호 당일 원래는 예정에 없었던 머리손질을 이영선 전 행정관 요청으로 하게 된 것을 감안할 때, 비선진료가 행해졌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특히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했으나 실행되지 않아 세월호 7시간 관련된 대통령의 구체적 행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