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모, '힙합씬 기대주'에서 '차트 역주행' 주인공으로

창모(사진=엠비션뮤직 제공)
매일 수많은 음원이 쏟아져 나온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대중의 선택을 받아 주요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멜론 차트에 진입하는 것은 더욱 더 그렇다.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신인 가수들도 "멜론 차트 100위 입성"을 활동 목표로 잡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입소문만으로 멜론 차트에 입성한 신예 래퍼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가 속한 '일리네어 레코즈' 산하 레이블 '엠비션뮤직'에 속한 창모가 그 주인공이다.

창모는 지난해 7월 발표한 EP 앨범 '돈 벌 시간 2' 타이틀곡 '마에스트로(Maestro)'로 놀라운 '역주행 신화'를 쓰는 중이다.

올 초부터 인기 상승세를 탄 '마에스트로'는 지난 4일 기준 멜론 일간 차트에서 무려 3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성 가수들도 쉽게 오르기 힘든 순위에 언더 래퍼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기적'이라 표현할 만 하다. 방송 활동이나 특별한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돈 벌 시간 2' 앨범 재킷
창모는 최근 힙합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래퍼 중 한 명이다. 2014년 첫 싱글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작업물을 내놓은 그는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동시에 열정과 패기가 느껴지는 음악을 들려주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마에스트로'는 그런 창모의 아이덴티티가 가장 잘 녹아 있는 곡이다. 창모는 다섯 살 때부터 열아홉 살 때까지 피아노를 쳤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끝내 진학을 포기했다. 그 대신 택한 게 바로 힙합으로, 기본기가 탄탄한 창모가 만든 곡들은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창모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돈'을 주제로 한 곡을 자주 만든다는 것. 단순히 유행을 좇아 하는 '머니 스웨그(Money Swag)'가 아니라, 돈 때문에 음악을 포기할 뻔 했던 사연이 뒷받침 되어있다 점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이다.

그는 앞서 기자와 만나 '마에스트로'가 수록된 EP 앨범 '돈 벌 시간 2'에 대해 "스무 살 때 산 장비로 믹싱부터 마스터링까지 혼자서 작업했다. 딱 10만 원 들인 앨범"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 만들어진 앨범임을 밝힌 바 있다.

창모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마에스트로'가 멜론 실시간 차트 30위에 오른 모습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하며 벅찬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이 노래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곡도 아니고 좋은 엔지니어가 믹스를 한 곡도 아니다"라며 설명했다.

이어 "실력도 돈도 없었기에 그저 손수 악으로 깡으로 어떻게든 퀄리티를 올리려고 노력했던 곡"이라며 "지금 차트위에 있는 저 노래는 60여개의 믹스본 중 가장 마지막 버전이다. 세상이 내 노력을 알아줘서 감사하다"고 자신의 음악을 들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힙합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자수성가' 코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는 창모가 이번 역주행을 계기로 향후 어떤 성장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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