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달 20일 문명고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한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학부모로 구성된 연구학교 지정 철회 대책위는 "학생과 학부모가 거부하는 국정교과서를 수용할 수 없다"며 촛불 집회에 이어 법원에 효력 정지까지 신청하는 등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반해 학교측은 "국정교과서 운영은 학교의 자율적인 선택인만큼 원칙대로 한다. 사태가 불거진데는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명고 사태를 바라보는 학교밖 논쟁도 뜨겁다.
진보단체인 전교조와 경북교육연대 등은 국정교과서 지정이후 "불량 국정교과서는 폐지되야 한다"며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학교측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또 사립중고등학교교장회가 "외부세력들이 문명고 학내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다 국정교과서 도입을 놓고 갈등을 겪었던 정치권도 이른바 좌.우 편향 논리를 앞세워 논란에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학내 갈등을 넘어서 학교밖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둘러싼 문명고 사태.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틈바구니 속에서 자칫 학생들이 애꿏은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역사는 대입수학능력시험의 필수과목이다.
그런만큼 문명고의 혼란이 정리되지 않은채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상실감은 갈수록 클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결코 볼모가 돼선 안 된다."
학교와 학부모, 교육-시민단체, 정치권 모두가 다시금 곱씹어야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