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라는 게 다 쓸데없는 건 데..지금 순실이는 아마 저를 부러워 할 거에요”
“특검이 열심히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같아요”
국정농단 주범으로 지목되는 최순실 씨의 이복오빠 최재석 씨(63세, 사업가)가 최근 CBS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특검 종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최 씨의 말에서 국정농단 사건 배후를 밝히는 데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는 홀가분한 마음과 동시에 혹시나 하는 초조함이 묻어났다.
최재석 씨는 국가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특검에 대해 열심히 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최 씨는 “모든 것이 명명백백히 드러나고 있는 지금 순실이는 저를 부러워 할 것”이라며, “특검수사팀이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가 될 것”이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헌재 탄핵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석 씨와의 인터뷰는 특검수사 종료일인 지난 달 28일 충북 음성군 최씨의 사업장에서 90분가량 진행됐다.
인터뷰에서는 특검 수사 뒷이야기를 비롯해 최순실 씨의 재산 축적과정, 아버지 최태민 목사가 사망 전 최재석 씨와 나눈 대화 내용 등 지금껏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들이 공개됐다.
다음은 최 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기독교인 인가 ?
아버지하고 교회 몇 번 갔었다. 세례교인은 아니다. 강남에 있는 순OO교회에 억지로 따라 간적 있다. 나는 무신론자이다.
Q. 공장 규모가 꽤 크다. 그런데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돼 있는 데 무슨 일인가 ?
어린이 플레이그라운드 사업을 했다. 사업을 한지는 10년 좀 넘었다. 국내에서 시작한지는 3년 됐다. 국내에 와서 망했다. 처음에는 잘됐다. 은행에서 넓혀라 키워라 해서 키웠는데 망했다. 기술은 있으니까 이런 사업 아이템이 생소한 나라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Q.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했었나 ?
중국에 있었다. 중국은 젊어서 가서 사업파트너들도 거기 다 있다. 3년 전에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한국은 파워가 없거나 인맥이 없으면 사업이 안 되는 것 같다. 오죽하면 다 포기하고 순실이를 찾아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결국에는 지난해 7월 파산하는 게 낫겠다 싶어 파산 신청했다.
Q. 특검 수사에 협조 하게 된 계기는 ?
순실이가 공권력을 동원하는 능력이 됐으면 못 했을 거다. 언젠가는 한국에 들어가서 최순실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이제는 공권력을 동원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예전처럼 암살단을 보낸다거나 그럴까봐 걱정했지만, 지금은 누가 순실이 말을 듣겠는가. 특검 수사 결과가 어떨지는 지켜봐야겠다.
Q.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이 엄청나다. 특검에 제출한 자료는 ?
내가 믿을 곳은 거기밖에 없으니까. 사본은 있지만 밝히지 않기로 했다. 부동산은 몇 천 억원이 되는데, 동산은 아직 못 찾았다. 얼마나 20년 동안 교묘하게 전문적으로 숨겨놨겠느냐. 최순득 남편이 사채업자였으니까. 땅속에 파묻어놓고 별짓 다 했을 거다. 순실이는 주로 동산, 순천이하고 순득이는 부동산하고 돈을 좀 가졌을 거다. 순천이 남편이 사업을 하니까 돈은 그쪽에서 많이 빼냈을 거다. 나는 특별법 만들면 고문이라도 하라고 하고 싶다. 오죽 답답하면 그러겠나.
Q. 1979년 중앙정보부 보고서에 따르면 최태민 목사는 자신의 심복 및 사이비종교인 중심으로 구국선교단을 설립하고 총재로 취임해 이권을 챙겼다고 돼 있다. 최태민 목사는 재산을 어떻게 축적했나 ?
처음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도와줬다. 구국봉사단 만드는데 한두 푼 드나. 기독교회관 자리도 무료로 내주시고, 기업들 붙여 주셨을 거고, 박정희 대통령 오고 영애 근혜 오니까 파워가 생겼다. 파워가 돈 아니냐. 그 때 기업들이 돈 주려고 줄 섰었다.
Q. 최순실 일가가 최태민 목사의 재산을 강탈했다고 주장했는데 ?
최순실의 유치원 건물도 아버지 돈으로 산 거 였잖나. 두 개다 아버지가 산거였다. 순득이 같은 경우도 그렇고, 남편 장석칠이는 속된 말로 단무지 장사 아닌가. 부잣집에 장가들어서 우리 집에 계모(임선이, 최순실 씨 모친)한테 어머니, 어머니 하니까 아버지가 뉴코아 세를 줬다. 장석칠은 계모 따라다니면서 사채업을 했었다. 계모 죽고나서 장석칠이 사채업을 꿰찼다. 최순실 전 남편 정윤회는 정말 가진 것이 없었다. 최순천 남편 서동범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건물 다 사주고, 동산을 그쪽에 다 빼놨을 거다. 자기들끼리 재산 싸움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래도 조용한 거 보면 자기들끼리 정리 한 것 같다. 어차피 강탈한 재산이니까.
Q. 최태민 목사가 재산 때문에 타살됐다고 주장한 근거는 ?
아버지를 타살했으니까. 최순실 일가 아홉 명이 아버지를 죽였거나 동조했을 것으로 본다. 1993년 10월 달이었다. 아버지가 그 양반 대통령 만드는 건 힘들 거 같다고 그러면서 이 돈은 돌려줘야겠다고 하시면서 재단을 만들어야겠다고 하셨다. 당시에는 중국에 봉제업 공장 지사장으로 가 있었는 데 아버지가 재단을 만들게 되면 네 도움이 필요하니까 회사고 뭐고 다 정리하고 나오라고 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안됐다. 예전에는 한 달에 서너 번 통화를 했는데 주로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1994년 4월 초부터 한 달 내내 전화를 했는데 계모는 아버지가 어디 가셨다고만 하더라. 5월 들어서는 근화봉사단에도 연락했는데 자기들도 찾고 있다고 난리더라. 그 때 느낌이 왔다. 계모한테 다시 캐물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그때서야 들었다. 5월 18일에 이 사실을 알고 20일에 국내에 들어와 아버지 사망확인서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주치의 조차 사망사실을 몰랐다."
나중에 아버지 무덤을 파서 부검을 하겠다 하니까 조직폭력배를 동원하고 김기춘을 이야기하고 나를 억압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복 형제들을 동원해 나에게 사정을 해왔다. 부검 하지 말고 합의보자고 안 그러면 우리 다 죽는다고 했다. 나중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때는 진짜 죽으니까 지금은 조금 나을지 모르지만 그 때는 걸리면 죽는 거다.
Q. 특검에 최태민 목사 타살 의혹에 대해 재수사 요청을 했는데 ?
이번 특검에서는 종료돼서 못할 거 같고 국회에서 최순실 재산 환수법 추진할 때 타살 수사도 함께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죽인 애들이 20년 지났다고 해서 어떻게 태평 세월을 살수 있겠느냐. 최소한 재산이라도 빼앗아야 되는데 못 뺏으면 사실 나는 위험해진다.
Q. 최 목사가 재단을 만드려고 했다는 데 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했을까 ?
아버지가 재단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려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 당시 3천억 원이면 엄청난 돈이지 않나. 당시 박근혜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을 하셨으니까 최순실 일가에 재산을 내놓으라고 했을 거고, 계모와 최순실 일가 입장에서는 재산을 빼앗길 수 없으니까 합세해서 아버지를 죽였다고 보는 거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당신이 돈을 갖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 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게 많다.
Q. 최순실 씨와 통일교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데 최태민 목사는 ?
아버지가 종교 활동 할 때 각 종교단체 단체장들과 친분을 유지한 건 사실이다. 특히 통일교 문선명 씨는 아버님이 구국봉사단 활동할 때나 새마음운동, 무료 병원할 때 그 양반이 거기에 많이 왔었던 걸로 기억한다. 문선명 씨 와 어떤 내적인 교류가 있었는 지는 잘 모르지만 친하게 지낸 건 사실이다. 아버지가 박수무당이라고 할 정도로 종교를 파고 들었으니 까 당시 통일교 못지않았던 신앙촌도 몰랐다고는 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아버지는 모든 종교를 망라해서 종교를 하는 사람 중에는 대장이었다. 아버지는 불교도 공부했고, 기독교도 공부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뭐 하려고 하면 목사가 돼야한다고 해서 목사 안수를 받은 거다.
Q.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 삼성동 자택을 사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순실 씨와 관련된 박근혜 대통령 재산에 대해 아는 가 ?
대통령 재산이랄 게 뭐있겠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준 거하고, 신당동 집하고. 아버지 의붓아들 조순제 말에 의하면 아버지가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한 게 맞을 것 같다. 정황이 그렇잖나. 학교 땅도 엄청나게 팔았고, 아버지가 작정하고 돈을 모았으니까. 아버지가 그러셨는데 VIP는 돈에 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그러더라. 박정희 전 대통령 살아있을 때 새마을봉사단 활동 자금에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집 앞에서 5천 원 꺼내주셨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순수한 사람이라고했다. 돈이 뭐가 필요했겠나. 지금까지도 순실이가 돌봐줬으니까 차명이니 뭐 그런 개념도 없는 사람일거다.
Q. 최태민 목사 생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호칭은 ?
아버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총재님, 영애님이라고 불렀다. 순실이는 모르겠는데 나는 그 양반하고 인사만하고 끝이었다. 순득이하고 동갑이고, 순실이보다 4살 많고, 나보다 두 살 많아서 나이대가 비슷한데도 데면데면했다. 순실이도 마찬가지 였는 데 아버지 죽고 나서 많이 친해진 것 같다.
Q.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 된 후 계획은 ?
아버지가 계모랑 합장 돼 있는데 묘를 옮기고 싶다. 그런데 과거에 억압에 의해 계모 임선이 씨가 엄마가 아니라는 합의서를 써줘서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지금은 자기네들 폼 잡느라고 산소도 멋있게 해놨지만, 장씨, 이씨, 서씨, 정씨가 거기를 왜 가겠냐. 저희 죽고나면 외할아버지 산소 증조 외할아버지 산소에 누가 가겠느냐.
또, 재산을 일부라도 찾게 되면 기자를 위한 공익 재단을 만들고 싶다. 이번에 기자들을 많이 만나다보니까 굉장히 열악하더라. 나는 거기 고문이면 된다. 돈이라는 게 쓸데없다는 건 내가 더 잘 안다. 최순실은 지금 내가 부러울 수 도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