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손연재 "은퇴는 갑작스러운 결정 아니다"

은퇴하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는 4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공식 은퇴를 선언하며 지난 17년간의 체조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대한체조협회는 떠나는 손연재에 공로패를 전달했다. 태릉=이한형기자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23)가 17년간 땀을 흘렸던 '국가대표' 자리에서 물러난다.

손연재는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필승주체육관에서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17년의 리듬체조 선수 생활에 공식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체조협회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손연재에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이어 손연재는 준비해온 은퇴 소감문을 읽으며 오랫동안 생활했던 태릉선수촌과 이별했다.

손연재는 "17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로 살아온 시간이다. 리듬체조는 그동안 내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아닌 24살 손연재로 돌아가려한다"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아쉬움과 후회라는 두 단어가 나에겐 가장 두려운 단어였다"는 손연재는 "마지막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그동안의 선수 생활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손연재는 "리듬체조 종목을 통해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지겹고 힘든 일상을 견디면서 노력은 어떠한 형태로든 결실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은은하지만 단단한 사람, 화려하지 않아도 꽉 찬 사람이 되고 싶다. 하고 싶었던 것들 다 해보면서 앞을 준비하려 한다. 이번 올림픽은 스스로에게 줄 수 있었던 가장 큰 선물이었다. 리듬체조 선수로서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17년의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일반인으로 돌아가는 손연재는 또래와 마찬기자로 평범한 삶을 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태릉=이한형기자
자신의 은퇴를 갑작스레 결정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손연재는 "인천 아시안게임 끝나고 은퇴를 생각했는데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멋지게 할 수 있는 것 다해보자고 마음먹었다. 2년 동안 천천히 준비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정말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붓기 위해 준비하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그 이상이었다. 1976년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선수는 손연재가 유일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개인종합 5위를,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아시아 선수의 역대 최고 타이기록인 4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무대에서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동메달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4관왕, 2016년 타슈켄트 아시아선수권 전관왕 등 '최강'으로 활약했다.

손연재는 자신의 시니어무대 데뷔였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2016 타슈켄트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가장 자부심을 느낀 대회로 소개했다.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는 17년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자신의 뒤를 이을 많은 후배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 은퇴했다. 태릉=이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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