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이날 CBS가 주관한 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답변 기회를 요구하고 해명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불필요한 논쟁유발 조짐이 보일 때는 "그 부분은 논의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고 토론 주제를 자기중심 논의로 끌어와 토론시간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노련미가 묻어났다. 다소 감정이 섞인 지적에 대해서는 농담으로 응수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의 대선 핵심 공약인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문제 삼았다. 이밖에도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세몰이 행보',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재벌 개혁 의지 부족'을 각각 문제 삼으며 맹공을 가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때로는 적극 반박하거나 때로는 토론 주도권을 자신에게 가져오며, 답답하다는 의미의 '고구마'라는 별명을 날려버렸다.
안희정 지사는 문 전 대표에게 "현행법 내에서 대통령제와 의회가 국가의 개혁을 놓고 합의해 협치 수준을 연정 수준으로 높이자는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공격적으로 물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단독으로 (국회의) 과반을 이루지 못하면 연정도 하겠지만 자유한국당까지 함께하는 대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과 연립정부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이재명 시장이 삼성 X파일 특검 반대 등을 제시하며 "문 후보가 서민보다 강자인 삼성, 재벌에 대해 편향적인 후보가 아닐까 국민들은 걱정한다"고 일침을 가하자 문 전 대표는 "답변 기회를 달라"며 이 시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재계 인사는 당연히 만나지만 중소기업 중앙회나 사회연대노동포럼에도 참석했다"며 "한 대목만 뽑아서 '재계인사를 만난 친재벌 아니냐'고 하면 곤란하다"고 바로 잡았다.
삼성 X파일 특검 거부에 대해서도 "당시 사건의 주류는 국정원에서 이뤄졌던 도청으로 도청 부분에 대해 검찰이 충분히 수사해서 시효가 남은 국정원장 등을 다 처벌했다"며 "그 시기에 특검을 하면 거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중단될 수밖에 없어서 반대한 것이고, 검사들이 (삼성 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부분에 대한 특검은 별개의 문제라고 한 것"이라고 즉각 해명했다.
이에 이 시장이 "저는 문재인 후보가 서민 다수를 대표하는 후보가 되고, 또 '친재벌 후보'라는 말씀을 안 듣기를 바란다"고 토론을 마무리하려 하자 "재계에서는 (나를) 좋아한다"며 농담으로 받아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토론회는 팽팽한 창과 방패의 대결 속에 뚜렷한 승자나 패자 없이 나름 품격있는 정치 토론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문 전 대표는 토론회 소감에 대해 "후보 각각의 독특한 개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네 후보)모두 합친 것이 우리"라며 "하나의 팀이 돼서 누가 후보가 되든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자신의 이날 토론에 대한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는 "그냥 열심히 했는데 국민이 평가해줄 것"이라며 "재미 있었다"고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