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부지 제공 롯데, 중국 네티즌들의 먹잇감 전락

-혐한 움직임의 실체, 네티즌들의 움직임에 기업들이 반응하는 것으로 보이나,
-중국 정부의 입김없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혐한 움직임 보이는 것은 쉽지 않아
-삼성 현대는 소비재 중심 롯데와는 다른 입지로 혐한 대상 되기 쉽지 않아
-사드 부지 제공 결정이후 북-중의 관계는 개선 기미 보여
-현 정부 하에서는 대중외교적 노력 별 성과없을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3월 2일 (목)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중호 CBS 베이징 특파원

◇ 정관용> 한미 양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 측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그룹에 대한 제재조치 또 한국 제품, 예능문화산업에까지 이른바 혐한령이 확산되고 있죠. 베이징 현지에 CBS 김중호 특파원 연결해 봅니다. 김중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 김중호> 네, 베이징입니다.


◇ 정관용> 혐한령 확산 사실입니까?

◆ 김중호> 네, 중국에서 혐한 움직임이 확실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네티즌들 사이에서 롯데 불매운동이나 혐한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이러다 보니 중국의 온라인 업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양대 인터넷 쇼핑으로 아는 징동닷컴이 아무런 예고 없이 엊그제부터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는데요. 롯데 측에서 경위 파악에 나서자 시스템 상의 오류 때문에 그렇다, 이런 답변만 내놓은 채 아직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또 온라인 배달업체들도 성업 중인데요. 이 업체에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업체 바이두 와이마이도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롯데 측에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상태입니다. 이밖에 롯데면세점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홈페이지가 몇 시간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또 인터넷 음악 사이트에서 한국 랭킹이 사라진다든가 또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대표가 한국 화장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국 상품 전반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 롯데 측이 중국 통관이 불허됐다, 이런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일단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사탕은 롯데에서 정식 수입한 물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정관용> 지금 김중호 특파원이 쭉 소개해 주신 것은 민간기업들이 하는 행동으로 일단 보여지는데 그처럼 민간 차원에서 그냥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겁니까? 아니면 이걸 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겁니까?

◆ 김중호> 일단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한마디 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은 외국 투자를 환영하고 법에 따라 중국에서 합법 권익을 보호할 것이다. 원론적인 답변인데요. 일단 정권 차원에서의 보복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지금 표면적으로는 관영매체들이 계속해서 불매운동까지 혐한을 부추기며 네티즌들이 이를 확산시키고 기업이 반영하는 구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시스템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 기업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정관용> 말씀하신 관영매체가 바로 사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거니까 중국 정부가 뒤에 있다, 이건 분명한 사실 같은데 그 관영매체들에서 롯데뿐 아니라 앞으로 삼성, 현대도 어려워질 거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그럼 삼성, 현대까지도 확산될까요?

◆ 김중호> 그것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왜냐하면 각 기업마다 중국 내에서 입지나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사실 소비재 시장 위주인 롯데는 불매운동에 타격이 입기 쉬운 곳이지만 또 삼성과 현대는 사정이 다릅니다. 삼성은 중국 전자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분야에서 절대적이고 현대는 중국 수도인 베이징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니까 그런 점도 어느 정도 고려가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이런 한국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대해서 중국 내에서도 일부이기는 하지만 비판여론도 있다면서요, 그렇습니까?

◆ 김중호> 중국 인터넷 매체인 '동북아관찰'은 롯데를 중국에서 축출하고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환구시보의 주장을 전형적인 쇼비니즘, 즉 국수주의다, 이렇게 비판을 했습니다. 또 만약 똑같은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진다면 중국 기업 역시 롯데와 유사한 행동을 할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강경논조로 유명한 글로벌타임즈, 아까 말씀드린 환구시보의 영자판인데요. 여기에는 양국이 불가분의 교류 관계이기 때문에 보복은 중국의 양날의 검과 같다면서 신중한 대처를 당부하는 취지의 칼럼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주장은 소수이고요. 대부분 관영매체들은 롯데와 한국에 대한 보복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중국의 군사 전문가가 성주에 사드부대가 등장하게 되면 필요하다면 외과수술적 타격도 가능하다, 이런 입장을 내놨다고요?

◆ 김중호>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입장을 피력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드 부대를 없애기 위해서 군사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중국과 한국 혹은 미국과 전쟁이 발발될 시기를 가정해서 언급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그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전쟁이 발발했을 시를 가정한 거다. 그게 아닌데 중국이 성주에다가 미사일을 쏜다,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겠죠.

◆ 김중호> 그런 이야기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국내에서는 이런 일 때문에 앞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 삼각동맹이 더 굳어질 것이다, 이런 전망을 하는데 그동안 북한과 중국 관계가 조금 소홀했었잖아요. 지금 변화가 감지됩니까?

◆ 김중호> 확실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김정남 피살로 불편을 보였던 양국 관계가 사드 부지 제공 결정 이후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는 합니다. 고위급 인사로는 9개월여 만에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방중을 해서 왕이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고요. 또 오늘 중국의 환구시보는 북한을 비판하는 중국의 목소리를 지적하는 등 북한을 싸고도는 사설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양국 모두 사드와 국제사회의 고립이라는 막다른 길을 벗어나기 위한 필요 때문에 만나는 것이어서 앞으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보복조치는 없다, 더불어서 외교적으로 중국을 설득하겠다, 이런 입장인데 이런 외교적 노력, 성과가 있을까요?

◆ 김중호> 간단히 말씀드려서 아마도 현 정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한국과 계속 각을 세우는 것이 이롭지만은 않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바뀌고 또 양자가 대화에 참가한다면 예상 외의 진전을 보일 수도 있다, 또 이런 관측도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중호> 감사합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중국 베이징 CBS 김중호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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