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한국기독교 역사 담을 것"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법인 창립

한국기독교 130여년의 역사를 담아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오늘(2일) 서울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사단법인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설립과 활동에 들어간다. 기독교역사문화관 논의가 시작된 지 7년 만에 가시적 조직과 사업계획이 마련됐다.

기독교역사문화관은 창립취지문을 통해 “한국 기독교의 지난 130여년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소중한 신앙의 역사가 제대로 보존되지 못했다”고 자성하면서 “이를 되살려 한국기독교의 성숙과 한국사회의 문화적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교회협의회 총무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비난과 염려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지난 역사를 살펴 개혁해나가는 성찰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역사문화관은 한국기독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이라고 말했다.

법인 이사회는 이영훈 목사(기하성 여의도측 총회장)와 손달익 목사(서문교회 담임), 전용재 목사(감리교 전 감독회장) 등 3명을 공동이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김영주 목사(교회협 총무)를 비롯한 주요 교단장과 연합기관장, 역사학자 등 모두 19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를 구성했다.

공동이사장인 이영훈 목사는 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일“이라면서 ”한국기독교 역사를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러 교단과 교회의 참여, 협력도 당부했다. 이영훈 목사는 “역사문화관 건립에 필요한 기금의 절반은 확보가 됐지만 나머지는 우리의 몫”이라면서 “아직 참여하지 않은 교단들도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2011년 추진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7년 만에 본격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난 201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하면서 추진됐다.

이후 정부지원 예산도 확보하고, 연구용역도 진행했지만, 건축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다가 2015년 서울시와 건립 지원이 논의되고, 지난 해 8월 은평구와 건축부지 협약이 체결되면서, 건립 절차는 탄력을 받게 됐다.

현재 은평구와 협의된 기독교역사문화관 부지는 은평구 진관동 한옥박물관 주변으로 약 1,650평방미터(500평) 가량이다. 빠르면 이달 중순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건립되는 역사문화관은 한국기독교 역사에 대한 자료 수집과 정리, 전시와 교육을 비롯해 기독교 역사를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한 연구기관 설립, 기독교 문화유산 보존, 기독교 역사탐방 프로그램 개발 등에 나설 예정이다.

◇ 기독교역사문화관 범교단 연합사업 되려면?

한편, 법인은 출범했지만 역사문화관이 진정한 범교단 연합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참여교단의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이사회 구성을 보면 교회협의회 파송교단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장합동과 예장대신, 성결교 등 주요 교단이 참여하지 않고 있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연합사업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특히 주요 교단의 불참은 역사문화관 건립 모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참여교단 확대는 가장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알려진 역사문화관 건립 예산은 약 360억원. 절반 가량은 서울시 지원 등으로 해결하지만 150억 원 이상 한국교회의 모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관의 이사 선임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보완점으로 지적된다. 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이사를 교단에서 파송받는다고 설명했지만, 정관에는 이사선임, 파송규정이 명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립총회 참석자들은 "기독교역사문화관이 한국교회 더 나아가 한국사회 공공의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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