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와 V10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5.1 롤리팝을 탑재한 뒤 6.0 마시멜로 업데이트를 한 차례 진행했지만 지난해 8월 새로 나온 7.0 누가 업데이트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때문에 조 사장 이전 세대 모델에 대한 누가 업데이트 중단이 제품 단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최근 스마트폰 전략은 조 사장 발탁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 상반기 출시하는 G 시리즈는 과거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S 시리즈에 대응하는 고성능 스펙을 무리하게 내세우다 '무한부팅'과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2016년 4월 조 사장이 처음 내놓은 G5는 하드웨어 스펙에서 차별점을 내세우는 대신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을 내놔 실험적이고 혁신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수율 문제와 하드웨어 호환성 문제로 고전하다 실패한 스마트폰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업계에서는 부족한 기술력으로 무리한 혁신을 추진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G5에 대한 7.0 누가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역시 고질적인 '무한부팅'과 마감처리 문제가 제기됐지만 '조준호 폰' G5는 살린 셈이 됐다.
V 시리즈는 하반기 삼성 갤럭시 노트에 대응하는 패블릿 라인업으로 탄생했지만 조 사장 체제 이후 V20은 오디오·카메라 등의 멀티미디어 경험에 주안점을 둔 라인업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른바 듀얼 프리미엄 전략이다. 그러나 V10은 출시 17개월 만에 G4와 마찬가지로 OS 업데이트를 받지 못하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G4와 V10 OS 업데이트 중단 소식이 나오면서 일부 사용자들이 최근 LG전자 미국지사와 T-모바일에 문의한 결과 "두 모델에 대한 안드로이드 7.0 누가 OS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부랴부랴 "미국에서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7에 G6를 내놓은 시점이었다.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CW 2017에서 G4·V10 누가 업데이트에 대해 "V10, G4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 가치에 대해 고민해 그때마다 내용을 보고 신중한 결정 내리려고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나온 '소비자 가치'에 대한 공식 입장은 '7.0 누가 업데이트는 없다' 였다.
통상 1~2년 전부터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조준호 폰'이라고 불린 G5 이전 세대 모델의 단종을 통해 차세대 G6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G4·V10에 최근까지 안드로이드 7.0 누가 OS 테스트를 하며 업데이트 준비를 했다가 2월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6 출시 시점에 업데이트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어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G4와 V10은 안드로이드 6.0에 최적화 되어 있어 오래된 기기에 새로운 사양의 운영체제를 적용하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소프트웨어와 기기간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지난 달 28일 성명을 내고 "G4 ·V10과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 808 프로세서를 탑재한 구글 넥서스 5X 등은 이미 7.0 누가로 업데이트를 완료했다"며 해명이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해외에서는 구글 넥서스 5X에 7.0 누가 업데이트 이후 6.0 마시멜로에서 발생했던 오류들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애플은 2012년 9월 출시된 아이폰5에도 최신 OS인 iOS 10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OS 업데이트 중단은 출시 2년도 안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최신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통상적인 오류 해결 업데이트도 받을 수 없어 사용자는 고질적인 소프트웨어 문제를 안고 사용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새로운 휴대폰으로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했던 LG전자 내부 관계자는 "LG 스마트폰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호환 문제가 자주 발생했던 이슈는 제조사와 책임자의 역량 문제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담이 있다"며 "G4나 V10을 자연스럽게 퇴진 시키는 것도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단말기 단종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