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드투어 호세 카레라스 "저를 사랑해준 한국팬들 고맙다"

호세 카레라스.
"클래식과 저를 사랑해주시는 한국 관객들이 있는 한국에 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1976년 토스카 공연으로 처음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 왔는데, 올 때마다 한국 관객들의 열정과 성원에 감탄했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호세 카레라스는 이틀 뒤인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그의 마지막 월드 투어인 만큼 '음악과 함께한 인생'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무대를 진행한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돌며 47년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이다. '마지막 월드 투어'라고는 했지만 은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호세 카레라스는 "언젠가 나도 은퇴할 시기가 올 것이다. 그때만 생각하면 우수에 젖게 된다. 하지만 프로로서 은퇴를 결정해도 다시는 무대에 서지 않는 다는 말은 아니다. 특히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자선 콘서트는 계속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했지만,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고 1년 여 만에 복귀했다. 이후 자신과 같은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지금까지 7100만 유로(한과 880억 원)의 기금을 확보했고, 카레라스는 재단을 위해 여전히 연 20회 이상 자선 공연을 펼치고 있다.


호세 카레라스.
마지막 월드 투어라는 것은 조금이라도 체력과 기회가 될 때 전 세계 많은 관객을 만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카레라스는 "앞으로 2~3년간 월드 투어를 하며 한번도 가지 못한 나라에 가거나, 방문한 지 오래된 나라의 관객들을 만날 것이다"고 했다.

지난 2014년 11월 서울 공연을 앞두고 독감이 심해져 공연을 취소했던 카레라스는 "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유감"이라면서, "다시 공연할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위해 컨디션 조절에도 신경 쓰며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모아 선보일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오페라 아리아부터 카탈루니아 민요, 뮤지컬 등을 부른다.

카레라스는 "어느 곡 하나 뺄 것 없이 나에게는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추억이 깃든 것들이다. 이것들을 모아 한국팬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페인 카탈루니아 출신인 그는 특히 카탈루니아 민요에 대해 "이탈리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 다양하게 노래할 것이지만, '그대를 사랑해'(T'estimo)는 모국어로 된 노래라 더 자유롭고 깊은 표현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살로메 지치아 호세 카레라스.
카레라스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소프라노 살로메 지치아는 "노래할 때 온 마음과 감성을 쏟아붓는 카레라스의 모습을 보며 존경한다"고 그를 칭송했다. 이어 "이중창을 할 때 두 사람이 아닌 한 영혼이 노래하는 느낌이다. 이것은 아무나 줄 수 있는 것 아니다"고 덧붙였다.

카레라스 역시 살로메 지치아에 대해 "노래도 잘하고, 음악을 이해하는 지점도 나와 비슷하다"며 "같이 노래할 때 생기는 이 기쁜 느낌을 관객도 같이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호세 카레라스는 1970년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에게 발탁되어 그녀의 상대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1971년 베르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데뷔 4년인 28세에 24개 오페라 주역을 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1987년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했지만,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고 1년 여 만에 복귀해 오페라 무대뿐만 아니라 리사이틀, 쓰리 테너와 같은 갈라 콘서트, 크로스오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오페라 음반 50장으로 포함해 총 160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총 판매량은 8500만 장에 이른다. 그래미상과 에미상을 포함해 수많은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스페인·독일에서 국가가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

공연은 4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지휘하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R 28만 원/S 24만 원/A 18만 원/B 12만 원/C 6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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