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주택가에 마약공장…교사·대학생 등 50명 검거

지하공장서 필로폰 1만6천명 투약가능 분량 제조

서울 이태원 근처 주택가 지하에 차려진 마약공장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이태원 근처 주택가에 차린 지하 공장에서 마약을 제조해 판매한 30대 남성과 이를 유통하거나 투약한 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황모(32) 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대학생 유모(25) 씨 등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황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지하 공장을 차린 뒤, 같은 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필로폰 500g가량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3개월 동안 제조된 필로폰 500g은 한 번에 1만 6천 명 이상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시세는 16억 원 정도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해당 공장을 접착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목공예 공장으로 위장했다. 필로폰 제조 과정에서 심한 악취가 났지만 이 화학약품 냄새로 오해하도록 한 것.


또 외부에서 공장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입구와 환풍시설을 제외한 곳곳을 모두 벽으로 막았다. 필로폰 제조 시에는 방독면을 쓰고 작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된 물품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조사 결과 황 씨는 일반 의약품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해 필로폰을 만들고서 소셜미디어나 텔레그램 등 온라인메신저를 통해 팔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구매자 가운데는 공무원이나 대학생, 교사까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교사 손모(29) 씨는 지난달 14일 필로폰을 건네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구매자가 황 씨에게 산 필로폰을 텔레그램 등에서 되팔다 구매희망자로 위장한 마약수사 전담팀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마약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최근에는 가정주부나 회사원, 학생 등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범자들을 계속해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경기 화성시에 차린 공장에 특수장비를 설치하고서 필로폰 200g을 만든 뒤 소셜미디어 등에 팔아 1100만 원을 챙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한모(30) 씨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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