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재벌은 개혁하되, 기업의 경영을 위축시켜 일자리를 위한 투자와 성장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민주화 2.0을 통한 대한민국 리빌딩으로 공정한 경제질서 확립과 일자리를 위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기존 재벌개혁 수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기업에만 적용되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며 '대기업집단법' 제정을 강조했다.
남 지사는 "현행 공정거래법 3장의 재벌개혁 시책은 부당성과 경쟁제한성을 입증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상법 또한 모든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기업집단 개념조차 없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행 공정거래법 3장과 상법, 금융법, 세법 중 재벌개혁을 위해 필요한 규정을 하나의 특별법으로 포괄해 제한된 범위의 대기업집단에만 적용하는 '대기업집단법'을 별도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부출범 즉시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 상법학자, 재계가 참여하는 TF를 구축해 대기업의 범위와 적용 법조 등에 대해 1년 이상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또 소액주주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의무화하고,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해 회사의 손해를 발생시킨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감사위원 이사를 다른 사내 이사들과 분리 선임해 독립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재벌 사면·복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남 지사는 "재벌의 사면과 복권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3-5법칙이 더 이상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정치권의 합의와 선거 과정을 보면 제도가 잘 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벌 규제안과 함께 경영권 보호 방안 등 '당근'도 제시했다.
상장 이전의 벤처기업아니 중소기업에 한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하고, 국가기간산업의 경우 외국인의 적대적 M&A에 대한 승인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도록 했다.
또 2009년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실제 적용대상 기업이 많지 않고 효과도 불확실히다며 부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단체의 공동행위 금지에 대한 예외 인정을 제도화해 하도급 기업이 일정 조건을 갖춘 경우 카르텔을 허용해 협상력을 강화해주고, 공동협상과 공동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 지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이미 출발선이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위한 평평한 운동장, 공유시장경제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