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국가대표팀이 1차 목표인 2라운드로 가는 첫번째 관문에서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다.
오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7 WBC 본선 1라운드 개막전에서 한국과 맞붙는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제이슨 마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마키는 200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5시즌까지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통산 377경기(선발 318경기)에 등판해 124승 118패 평균자책점(이하 ERA) 4.61을 기록했다.
주로 내셔널리그에서 뛰었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카고 컵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챙긴 준척급 선발투수였다.
마키는 20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해 15승7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2005년에 13승14패 ERA 4.13을, 2006년에는 14승16패 ERA 6.02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를 떠나 시카고 컵스와 FA 계약을 맺은 마키는 2007년부터 2년동안 총 23승18패 ERA 4.57를 기록하며 잘 던졌다.
2009시즌을 앞두고는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됐고 콜로라도에서 생애 첫 올스타 출전의 영예를 누렸다. 마키는 그해 15승13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고 데뷔 후 한시즌 최다이닝인 216이닝을 소화했다.
이후 마키의 경력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만 31세가 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미네소타 트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4년은 마이너리그에서 보냈고 2015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9경기 선발등판한 것을 끝으로 빅리그 경력을 마감했다.
마키는 지난해 WBC 예선 라운드에서 이스라엘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예선 2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7이닝을 던져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탈삼진 개수는 6개. ERA는 1.29로 좋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역시 0.43으로 압도적이었다.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대표팀 감독은 1일 WBC 본선 1라운드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전 선발투수로 마키를 예고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는 경기지만 마키라면 자신의 투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마키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다만 전성기는 한참 전에 지났다. 2000년대 중후반이 전성기였다. 마르키스는 1978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39세, 만 38세다.
마키는 전성기 시절 시속 150km 내외의 강속구를 던졌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곁들여 타자를 상대했다. 6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던 2009년까지는 그랬다.
이후 힘이 떨어졌다. 마키의 경력이 하락세에 접어든 시점과 같다. 마키는 2010년부터 싱커로 불리는 싱킹패스트볼을 주로 던졌다. 한때 60% 이상이었던 포심패스트볼의 비율은 10% 이하로 줄어들었고 싱커 구사율은 50%를 넘었다.
마키는 2013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빈 2015년에는 포심패스트볼을 아예 던지지 않고 싱커를 주로 던졌다. 우타자에게는 스플리터를, 좌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안정된 제구력, 공이 떨어지는 변화와 속도 차이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유형의 투수다.
싱커 유형의 투수는 땅볼 유도가 많다. 마키는 2008년까지 뜬공 대비 땅볼의 비율이 0.94였으나 싱커의 비율을 높이기 시작한 2009년부터는 1.15를 기록했다.
WBC 대표팀 타자들은 마키의 떨어지는 공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쿠바와의 두차례 평가전을 통해 김인식 감독이 만족할 정도로 변화구 대응 연습을 충분히 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본선 1라운드에는 투구수 65개 제한이 있지만 초반 기싸움에서 우위를 잡으려면 어떻게든 마키를 공략해야 한다. 웨인스타인 감독의 짧은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마키는 이스라엘 대표팀의 레전드이자 기둥같은 존재다. 마키를 공략해낸다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여러 면에서 수월해질 수 있다. 대표팀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