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실패한 기술"

원자력연의 '파이로프로세싱·소듐냉각고속로 개발'에 전문가 반박 의견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인 프랭크 반 히펠 프린스턴대 교수가 28일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열린 '파이로프로세싱의 허와 실 세미나'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실시되는 파이로프로세싱 실험과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사업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반박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실시되는 파이로프로세싱 실험과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사업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반박하는 국내외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기술 중 하나로, 사용 후 핵연료에 포함된 고독성·장반감기 핵종을 분리해 고속로에서 연소시키고 열이 많이 나는 핵종은 따로 저장하는 방식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부피와 독성을 줄인다는 것이 원자력연구원의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인 프랭크 반 히펠 프린스턴대 교수는 28일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열린 '파이로프로세싱의 허와 실 세미나'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하려는 두 가지 기술은 다른 선진국에서 실패한 기술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의 새로운 방법이긴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다 미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소듐냉각고속로 역시 프랑스의 슈퍼피닉스가 전체 운영시간의 8%, 일본의 몬주는 단 1%만 실제로 가동되는 등 비싸고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히펠 교수는 대안으로 "사용 후 핵연료를 건식 용기에 저장한 다음 지하 깊이 처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관리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강정민 미국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원자력분과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와 원자력연은 파이로프로세싱-고속로 연계 시스템 구현 시 방사성 독성은 1천분의 1, 고준위 폐기물의 처분장 면적은 100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거나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 후 핵연료 방출열의 핵심물질인 세슘-137과 스트론튬-90을 분리해 지상에서 200~300년간 저장 후 처분함으로써 처분장 면적을 줄인다는 복안"이라며 "하지만 고독성의 세슘과 스트론튬을 분리 후 100% 포집해 지상에서 수백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이 과정에서 방사능 누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미나에는 마사히로 타쿠보 일본 핵정책 전문가와 한병섭 원자력안전과미래 핵안전위원장도 강연자로 나서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세미나는 대전YMCA와 대전YWCA, 탈핵교수모임, 반핵의사회,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가 공동으로 준비한 것으로 주최 측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도 참석을 요청했으나 연구원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