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모비스는 5할 승률 이상을 기록 중이고 7위 창원 LG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져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사령탑의 마음은 초조하기만 하다.
8위 SK는 4연승을 질주하다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무너졌다. 지난주 6위 경쟁팀인 인천 전자랜드와의 맞대결 패배가 뼈아팠다. 6위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힐 수 있는 기회였지만 오히려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문경은 SK 감독은 "희망이 없다고 했을 때 모비스를 잡고 4연승을 달린 기억이 있다. 10경기 남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랜드전 패배로 인해 SK에게 동기부여가 상당 부분 줄어든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바쁜 모비스와 6위 경쟁에서 한걸음 뒤처진 SK의 경기는 양팀 선수들의 마음가짐 차이가 명확해보였다.
SK는 갑자기 무너졌다. 3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길 때까지만 해도 스코어는 39-39 동점이었다. 이후 모비스는 4쿼터 중반까지 SK의 득점을 5점으로 묶었고 그 사이 23점을 몰아넣었다.
SK의 공격은 단조로웠다. 실책도 많았다. 모비스는 정교했다. 23점을 몰아넣는 과정에서 무려 7개의 어시스트가 나왔다. 어시스트가 동반된 야투 성공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팀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는 의미다.
모비스는 51-42로 앞선 가운데 4쿼터를 시작했고 김효범과 네이트 밀러의 3점슛이 연거푸 터졌다. 야전사령관 양동근의 어시스트가 만든 작품이었다. 점수차는 15점으로 벌어졌다. 모비스가 승기를 잡았다.
SK는 2-3쿼터에 양동근을 가드로 두고 밀러와 에릭 와이즈, 이종현, 함지훈을 동시에 쓰는 라인업을 가동했다. 지난 맞대결서 SK의 '1 가드 - 4 포워드' 시스템에 고전했던 모비스가 맞불을 놓은 것이다. 그들의 합이 맞기 시작하면서 미스매치가 많이 발생했고 특히 3쿼터부터는 안정된 조직력으로 SK를 압박해 들어갔다.
SK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선형의 3점슛이 터졌고 연이은 스틸을 앞세워 폭풍처럼 득점을 몰아쳤다. 그러나 3쿼터 막판과 4쿼터 초반에 쉽게 허용한 점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하필 그때 부상 변수가 생겼다. 김선형은 4쿼터 중반 다리를 다쳐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김민수와 최준용의 몸 상태에도 이상이 왔다. SK에게 더이상 기회는 없었다.
모비스는 SK를 76-61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4승21패를 기록해 원주 동부와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4위가 됐다. 반면, SK는 17승28패를 기록해 6위 전자랜드와의 승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모비스는 슈터 전준범의 부상 공백 속에서도 3점슛 18개를 던져 8개를 성공시켰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전준범이 없어 외곽슛을 활용한 패턴을 시도할 때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지만 이날 성공률은 나쁘지 않았다. 원활한 패스와 팀 플레이가 좋은 슛 기회를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11점 4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했고 네이트 밀러는 4쿼터에서만 10점을 몰아넣는 등 17점을 기록했다. 이종현은 13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모비스는 총 1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그 중 14개가 후반 승부처에서 나왔다. SK의 어시스트는 총 9개에 불과했다.
SK에서는 28점을 올린 테리코 화이트만이 두자릿수 점수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