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3월, 대한민국 국운(國運) 가른다

탄핵 여부 선고부터 대선 주자 선출까지 드라마 정국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월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격동의 한 달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촛불 대 친박집회의 대결 강도가 높아지는 데다, 10일을 전후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도 예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박영수 특검팀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와 여야 정치권의 대선후보 결정 등 굵직한 사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위부터)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17차 촛불집회. 같은 날 오후 서울광장일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친박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대형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자료사진)
◇ 탄핵 선고 전후 촛불-친박 집회 총출동…충돌 가능성도 농후

98주기 3·1절을 맞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과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각각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도심에 집결한다.

특히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 단체가 이날 처음으로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이 예정돼 있어 자칫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충돌도 우려되면서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과 대선주자들도 탄핵 촉구·반대 집회에 대규모로 참여할 것으로 보여 탄핵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도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야당 의원들과 함께 박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해 김진태, 윤상현, 조원진, 박대출, 이만희, 이완영, 이우현 의원 등 10여명도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리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정농단 특검 수사가 사실상 종료되고 헌재 최종 선고만 남긴 상황이어서 양측간 힘겨루기와 신경전은 한층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

정세균 국회의장이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광장에서 터져 나온 시민들의 주장과 요구를 정치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치권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탄핵 심판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계속될 수 있는 갈등과 분열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 특검 수사발표와 헌법재판소 최종 선고

탄핵심판 종점이 다가올 수록 광장에서는 각종 정치적 선전선동과 구호가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단체들은 과격한 구호와 행동으로 탄핵 기각을 압박하면서 살얼음판 정국을 만들고 있다.

헌재가 지난달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마무리하고 약 2주간에 걸쳐 평의에 들어가면서 최종 선고기일은 이달 10일 전후로 예상된다.

결국 최종 선고기일까지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친박단체와 국정농단 세력 척결을 외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6일로 예정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종 수사발표도 적잖은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12차례의 특검은 통상 수사종료일에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은 수사기간 연장이 수사 종료일 단 하루 전에 불발되는, 예측불가능했던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최종 수사결과 발표가 일주일 뒤로 미뤄졌다.

특검은 이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한 박 대통령을 포함해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최경희 전 이대총장 등 국정농단을 주도하거나 개입한 인사들의 공소 내용은 물론 세월호 7시간 의혹 등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특검의 정치적인 행태가 마지막까지 드러났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는 등 감정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 3월 말로 예정된 각 당 대표선수 선발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정치권의 최종 후보 선출도 3월말에 집중된다.

헌법 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월 10일을 전후로 헌재의 최종 선고가 내려지면 이르면 4월말 늦어도 5월 초에 19대 대선이 치러진다.

민주당과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소속 잠재주자들을 상대로 3월말까지 최종 후보를 뽑는 경선 국면에 본격 돌입하면서 내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3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시작으로 총 10차례의 대선주자 합동토론회를 거쳐 3월 말 최종 후보를 가린다.

모바일 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을 놓고 경선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3월 마지막 주까지 최종 후보를 뽑아 본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검 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한국당도 탄핵 반대를 외치는 보수표심 다잡기에 나서면서 탄핵 인용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3월은 헌재 선고에 대한 탄핵 찬반 진영의 여론몰이와 특검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 그리고 여야의 최종 대선 후보 선출 등을 놓고 격동의 한 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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