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은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진단을 의뢰한 결과 사체에서 AI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며 "독수리와 가창오리의 위(胃) 내용물에서 농약 성분인 카보퓨란(Carbofuran)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청양군에선 지난 20~2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독수리 11마리와 가창오리 51마리 등 모두 62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또 가창오리 폐사체 여덟 마리는 포식자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야생조류가 농약으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라며 "농약 등 독성물질을 이용한 야생동물 살생은 불법행위인 만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결과를 통보해 엄중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폐사 발생 지점 주변에서 구조된 독수리 아홉 마리는 모두 건강을 회복, 이날 충남 아산의 한 벌판에서 방생됐다. 이들 독수리는 구조 당시 초기 근육이완 등 농약 중독 증상을 보였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독수리의 이동과 생태 특성 파악을 위해 흰색 날개 표지와 가락지 인식표를 부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