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썼다는 최후 진술은 변호사로 하여금 대신 읽게 했다.
내용은 모든 의혹에 대한 전면 부인으로 채워졌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염치없는 박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이미 수차례 뒤집었다. 검찰과 특검 수사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회피했다. 헌법질서와 민주주의를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그러나 박영수 특검팀은 수사 종료일인 28일 박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탄핵심판 변론절차를 끝낸 헌재도 결론 도출을 위해 이날 첫 평의(評議)를 열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과연 언제쯤 국민 앞에 나설 것인가?
두 가지 가능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점은 3월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을 것 같다.
첫 번째는 헌재의 최종 선고 전에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다. 이 때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사퇴의 변(辯)을 통해 애국심과 억울함을 드러낼 것이다. 만일 탄핵심판이 인용된다면 모습을 드러내기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두 번째는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탄핵심판이 각하 또는 기각됐을 때다. 이 때는 아마도 '전투복' 드레스 코드로 불리는 빨간색 재킷 차림으로 국회와 언론, 검찰 등을 향해 날선 선전포고를 할 수 있다.
경찰이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차고 헌법재판관들을 24시간 경호하는 현실, 황교안 국무총리가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내놓은 궤변, 98주년 3.1절에 서울 한복판이 탄핵 찬반 집회로 두 동강 나게 될 모습…. 모두가 비정상이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기미독립선언문의 첫 문장은 '오등(吾等)' 즉, '우리'로 시작한다.
태극기를 흔들며 일제 강점에 맞선 주역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였다. 이제는 진정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혼돈의 겨울'을 끝내고 '희망의 봄'을 두 팔 벌려 맞이할 때다.
작고한 민족시인 문병란은 '희망가'에서 말했다. 파도는 높고 폭풍이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고.
민주주의의 어원인 데모크라시(democracy)는 '데모스(demos·국민) + 크라티아(kratia·권력)'에서 나왔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정신에 따라 국민의 이름으로 '비정상의 종언'을 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