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국회 측 변호사 3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모두 1시간 10여분에 걸쳐 박 대통령 탄핵의 타당성을 역설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그 시간에 박 대통령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다”며 생명권 보호의무와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재 재판관들을 향해 “‘대통령은 결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치의 대원칙을 분명하게 선언해 달라”며 박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바통을 이어받아 최종변론에 돌입하려 했으나, 대리인단이 진술 순서를 미리 정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중재로 헌법재판관 출신인 이동흡 변호사가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서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박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국론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자칫 과격한 폭력사태라도 생기면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불상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불출석하며 서면으로 제출한 최후진술을 대독하기도 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참사 당시 ‘사라진 7시간’ 등을 해명했지만, 자신의 책임을 회피한 지난해 대국민담화를 반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어 나선 이중환 변호사는 ‘최순실 국정농단’이 아닌 ‘고영태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며 국회의 탄핵소추가 반(反)헌법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측 최종변론이 3시간을 넘어가자, 이 권한대행은 변호사 한 명당 30분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평우‧정장현‧채명성‧손명성 변호사 등 박 대통령 측이 연이어 최종변론에 나섰다.
방청석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아예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특히 서석구 변호사는 최종변론에 30분을 요청하고 1시간 가까이 국회와 언론을 비판했다. 헌재 관계자가 메모를 2차례 전달하고 난 뒤에도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겠다”며 변론을 이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최종변론을 마치고 “벼룩 10마리를 몰고 서울에서 부산간다”는 말로 ‘마라톤 변론’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벼룩을 몰고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것을 불가능하다”며 “이보다 변호사 3명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더 힘들다. (변호사들이) 각자 대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소추 사유가 입증 안 될 것이란 부분에 자신이 있었다”며 결과가 자신들의 뜻대로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국회 측 권성동 소추위원은 “인해전술이 재판부와 국민을 설득하는데 도움은 안 될 것”이라며 박 대통령 측의 마라톤 변론을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