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찬성과 반대 진영에서 각각 10여통의 전화가 사무실로 걸려왔다.
앞서 성명에서 "최근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의 남발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것에 매우 우려스럽다"며 "3·1절을 맞아 국민들 스스로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3·1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엄숙한 마음으로 존엄성을 가져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광복회는 또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역사적인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국격(國格)을 떨어뜨리고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태극기 집회 찬성론자들은 항의 전화를, 반대론자들은 독려 전화를 걸어와 광복회 관계자들은 매순간 희비가 교차됐다.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항의전화가 오기 시작하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었다. 흥분해서 보도자료를 내리라거나, 이 자료를 기반으로 기사를 쓴 언론사에 직접 항의를 하라고 요구하신다"고 말했다.
또 "독려 전화의 내용은 '제대로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울먹이면서 이렇게 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공유하고 싶으니 보도자료를 달라는 연락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래 취지와 달리 자료 자체가 또다른 논란거리가 된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인 의미를 담아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면서 "태극기에 리본을 달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제하고 경건한 마음을 갖자고 했는데 (세월호 집회에 찬성하는 분들이)"우리는 태극기 집회와 달리 진정성을 갖고 하는데 왜 그러느냐'고 항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태극기 집회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것에 대해서도 "적어도 지옥같던 일제 강점기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선언하는 날인데 3·1절까지 성조기를 드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봤다"고 재차 자제를 강조했다.
광복회 관계자는 "단순히 3·1절을 앞두고 태극기가 분열의 상징이 된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원론적인 의미에서 자료를 낸 것이다. 서로 한쪽만 보고 있으니 전화가 오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