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탄핵소추안 의결 직전 '선(先)총리-후(後)탄핵'이라는 국민의당 요구가 받아들여졌으면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놓고 황 총리의 입만 쳐다보는 불가항력 상황은 없었을 것이란 주장이다.
박지원 대표는 27일 황 총리의 특검 연장 거부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 황 대행에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이) 또 정략적이었다며 변명을 하면 안 된다"며 "김병준 당시 (총리) 지명자도 민주당은 거부했다. 선 총리-후 탄핵을 반대했던 민주당은 현재 황 대행의 입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특검 수사기간 연장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고 비꼬았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긴급의총에서 "민주당은 이번 특검연장에 대해 겉과 속이 달랐다"며 "국민의당은 처음에 선 총리 후 탄핵을 추진하자고 외쳤지만 민주당에서 아무 전략도 없이 선 총리 후 탄핵을 반대했다"고 날을 세웠다.
천정배 전 대표 역시 "원내 1당인 민주당과 소속 대선주자들의 책임이 크다"며 "그들은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고 특검 기간 연장은 물론 개혁법안 처리에 아무런 관심도 정치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민들께 사죄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지낸 황 총리가 특검연장에 반대할 것은 처음부터 예상됐지만 금태섭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탄핵되면 황교안이 아니라 황교안 할아버지가 와도 무슨 힘을 쓰나?'고 했고, 추미애 대표는 결국 선총리-후탄핵을 반대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지켜준 황 총리는 국정교과서를 강행하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했으며, 급기야 특검 수사까지 조기 종결시키는데 성공했다"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의 열망을 담은 탄핵이 가결되는 지 여부가 본질이었다며 결과론적 책임추궁이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금태섭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총리를 바꾸자는 것은 (당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쪽에서 먼저 얘기한 것"이라며 "자칫 박 대통령 탄핵 자체도 어려워졌을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금 의원은 "지금보면 박 대통령은 검찰과 특검 조사는 물론 헌법재판소에도 출석하지 않았는데 당시 박 대통령을 어떻게 믿을 수 있었겠냐"며 "총리를 바꾸는 데 집중했으면 (탄핵 의결을 위한) 여야 합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